NC 이태양이 승부 조작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가운데 넥센 문우람(현 상무) 역시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창원지검 발표 결과 이태양은 지난해 4차례 승부 조작을 시도해 2번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우람은 브로커에게 직접 승부 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안겼다.
더군다나 롯데와 KIA는 이태양이 승부 조작을 시도했던 상대팀들이었다. 지난해 5월29일 광주 KIA전과 8월6일 마신 롯데전이었다. 공교롭게도 검찰 발표 결과 조작이 성공했다. 물론 이들 팀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삼성 안지만도 이날 해외 도박 혐의로 경찰에서 불구속 기소 의견이 발표됐다. 삼성은 전날 이태양에 대해 실격 처분 및 계약 해지 요청 결정을 내린 NC처럼 곧바로 안지만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들 3명에 대해 일단 참가활동정지 제재를 내렸다. 법적 판단이 내려지면 중징계가 뒤따를 예정이다.
김기태 KIA 감독 역시 "분위기가 무겁다"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서너 개 질문에 짧게만 답하고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하며 경기 전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한 선수는 이태양, 문우람 등의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고 쓰린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과 눈물을 흘렸던 동료였기 때문이다. 불미스럽게 야구계를 떠나야 하는 상황과 팬들이 받을 상처 등을 고려하면 가슴이 아릴 수밖에 없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몇 명의 잘못 때문에 전체 프로야구 선수들이 오해를 받을까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이어 "사실 승부 조작을 하면 영구제명이 돼 신세를 망친다는 것을 모르는 선수는 없다"면서 "징계나 교육 등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 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21일 500만 관중 돌파를 바라보는 등 사상 첫 800만 관중을 향해 순항 중이었다. 그러나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터진 악재에 감독과 선수들은 물론 관계자들까지 할 말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