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최고 몸값(4년 90억 원)의 윤석민은 올해 1승2패 평균자책점(ERA) 3.32를 기록한 뒤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그러다 최근 2군에서 불펜 투구를 소화하며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KIA는 선발진보다는 불펜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양현종-헥터 노에시-지크 스프루일-홍건희의 선발진은 경쟁력이 있지만 중간 계투진이 불안하다. 때문에 윤석민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후반기를 맞아 논란이 생기자 김 감독은 "나는 윤석민 보직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20일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윤석민의 불펜 투구 소식은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민은 전남 함평-KIA 챌린저스 필드에서 64개의 공을 뿌렸다. 그러면서도 윤석민의 보직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KIA는 1회 나지완의 홈런과 김주찬, 이범호, 서동욱 등의 2루타 등으로 4점을 선취했다. 선발 헥터도 7이닝 3실점으로 5-3 리드를 지켜 승리 요건을 채웠다. 전날 양현종의 6이닝 무실점 역투 속에 거둔 6-1 승리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8회가 문제였다. 필승조 김광수가 투입됐지만 내야안타와 3루타를 맞고 1점차까지 쫓겼다. 불안해진 KIA는 2루수 서동욱의 홈 악송구로 동점을 헌납했다. 곽정철에 마무리 임창용까지 나왔지만 KIA는 8회만 대거 6실점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안았다.
불펜이 헐거운 KIA의 현실이었다. KIA는 올 시즌 블론세이브 1위(15개)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김광수 혼자서는 홍건희가 선발로 빠진 필승 계투조를 이끌기가 버겁다. 마무리 임창용도 평균자책점이 6점대로 전반기 공백이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민이 불펜에 가세한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윤석민은 지난해 마무리로 뛰면서 30세이브(2승6패)를 올렸다. KIA 관계자는 "선발로 뛴다면 완전히 몸을 만들어야 해 복귀에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나 불펜은 상대적으로 복귀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민의 가세가 절실한 KIA 마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