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죄의식 없이 가담하게 유도
-문우람, 이태양 브로커에 소개한 혐의
-선수 잘 아는 사람이 브로커 연결
-최근 승부조작 관련 제보 잇따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NC다이노스 이태양 선수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한 겁니까?
◆ 최동호> 1회에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거든요. 1회에 볼넷을 내줬다는 것은 승부조작이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에 연관이 돼 있다는걸 말하죠. 스포츠사이트에 돈을 걸게 하고 승부를 조작해서 거액을 챙기는 건데, 스포츠도박이라고 해서 어느 팀이 이기느냐, 어느 팀이 지느냐에 돈을 거는 것이 아니라요.
◇ 김현정> 그런 게 아니에요? 몇 대 몇으로 이기고 지냐 이 정도가 아니에요?
◆ 최동호> 네. 그 정도가 아니라 좀 더 교묘하게 진화가 돼서, 어느 팀이 먼저 안타를 치느냐, 어느 팀이 먼저 삼진을 잡아내느냐, 또 투구가 스트라이크냐 볼이냐 이런 거에도 베팅을 걸게 만들어놨거든요.
◆ 최동호> 선수 입장에서는 이게 오히려 죄의식이 없이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 있게 또 함정을 파 놓은 거죠.
◇ 김현정> ‘내가 1회에 볼넷을 준다고 해서 우리 팀이 지겠어, 이기겠어.’ 이런 생각들을 한다는 말씀이에요. 그런가 하면 지금 상무에서 복무 중인 넥센의 문우람 선수도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조사받고 있고, 삼성의 안지만 선수는 승부조작은 아닌데 불법도박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에 돈을 댔다 이런 혐의로 지금 조사받고 있어요?
◆ 최동호> 그렇습니다. 문우람 선수 같은 경우에는 현재 넥센 소속인데 병역의무로 상무에서 복무 중이거든요. 검찰 발표에 따르면 직접적으로 승부조작에는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브로커에게 이태양 선수를 소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소개한 혐의군요?
◆ 최동호> 네. 그리고 안지만 선수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에도 해외 원정도박에 연루돼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는데요.
◇ 김현정> 맞아요.
◆ 최동호> 인터넷 불법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거든요. 현재 안지만 선수의 해명은 친구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줄 알고 돈을 빌려줬다, 이건데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되겠죠.
◇ 김현정> ‘나는 친구가 프랜차이즈 음식점 한다 그러기에 돈 빌려준 거지 그걸로 불법도박 사이트를 열 줄 몰랐다.’ 이게 지금 입장이에요. 어쨌든 저는 참 이해가 안 가는 게 2012년에 프로야구가 이 승부조작 문제 때문에 한번 큰 충격을 받고 출렁하고. 완전히 찬물 끼얹지 않았습니까? 본인들도 고통 받고요.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또 발생을 합니까?
◆ 최동호> 한 두 가지 정도로 정리를 해 볼 수가 있거든요. 뭐냐면 첫 번째는, 선수들이 죄의식이 없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아까 말씀하신 대로.
◆ 최동호> 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범죄조직이, 범죄 수법이 교묘하게 진화가 되면서 선수들이 죄의식 없이 가담할 수 있도록, 공 하나 정도로 베팅할 수 있게 항목을 만들어놓고 가담을 시키는 거고요.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앞서서 문우람 선수가 소개를 시켜줬다고 말씀을 드렸죠. 그러니까 범죄조직의 주범들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고요. 국내에서는 브로커와 조폭들이 고용이 되는데 이 브로커가 대부분 다 선수들과 안면이 있는 운동선수 출신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일반인, 생판 모르는 사람이 와서, '너 이거 볼넷 한번 해 보지 않을래.' 이게 아니고 잘 아는 사람이 중간에 계속 다리를 놔요?
◆ 최동호> 네. 그러니까 의심하기 힘들게 상황을 만들어놓고 접근을 해서 처음에서부터 승부조작을 권유하지는 않았겠죠. 이렇게 치밀하게 범죄조직이 함정을 파놓고 난 다음에 승부조작에 가담하게 만들어놓고요.
그 다음에 2012년 사건 같은 경우에는 조폭이 고용이 돼서 선수들을 뭐 회유하기도 하고 유혹하기도 하고 감시하고 협박도 했거든요. 심지어는 선수들의 원정경기 때 숙소 삼는 호텔의 방을 예약을 해서 자기도 했습니다. 경기 때 선수들을 감시하기도 했었죠. 일단 한번 이들과 접촉되면 헤어나오기가 힘든 그런 구조가 돼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한번 발을 담그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는 빠져나오고 싶어도 못 빠져나오는 수렁 같은 거네요. 그런데 과연 여기서 끝인가, 혹시 이번에도 조사조사, 수사수사하다 보면 고구마줄기처럼 더 연루되는 거 아닌가 저는 이것도 걱정되네요?
◇ 김현정> 제보가 있었어요?
◆ 최동호> 네. 제보가 뭐냐면 중국인 유학생들이 핸드폰, 스마트폰이나 간단한 촬영기구를 가지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지만 3부리그, 4부리그 여자축구 경기에 가 가지고 이 경기를 동영상으로 중계를 하거든요. 이 중계가 해외에 있는 서버에 그대로 노출이 돼 가지고 불법도박 사이트에 중계화면으로 연결되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최동호 선생님, 하여튼 이 이야기가 간단한 얘기가 아닌 것 같네요. 얘기를 듣다 보니까. 일단 긴박하게 사건이 터져서, 오늘 이태양 선수 사건 중심으로 들여다봤고요. 이 사건이 커지면 다시 한 번 모셔서 좀 더 자세하게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동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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