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출신 "아부지 뭐하시노…공공연한 비밀"

<의경 출신 OOO 씨>
-운전병은 꿈꿀만한 꽃보직
-운으론 안돼, 힘깨나 썼을 것
-편한 보직 간다 자랑하는 경우도
-전화 한 통에…상대적 박탈감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빽으로 좋은 보직? 공공연한 비밀
-GOP,GP에 근무하는 고위직 자제 없어
-당당하면 전수조사 응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의경 출신 ○○○ 씨 (익명),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어제는 우 수석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우 수석의 아들은 지금 의무경찰, 그러니까 의경으로 복무 중인데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이랍니다. 모두가 선망하는 이른바 꽃보직으로 불리는 자리라는데. 문제는 석연치 않은 과정으로 배치를 받았다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우 수석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만 이 뉴스를 접한 의경 출신들은 이런 석연치 않은 특혜가 의경 세계에 만연해 있다라고 증언을 합니다. 도대체 실태가 어떤 건지. 우선 최근까지 의경으로 군생활을 한 분 직접 연결을 해보죠. 신원보호를 위해서 익명과 음성변조 한다는 점 양해말씀 드립니다. 나와 계십니까?

◆ ○○○>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의무경찰로 어느 지역에서 근무하셨어요?

◆ ○○○> 서울지역에서 근무했습니다.

◇ 김현정> 서울에서. 그런데 우병우 민정수석의 아들은 입대 후에 정부 서울청사 외곽경비대로 처음 배치가 됩니다. 그러다가 3개월 만에 서울경찰청의 경비부장 운전병으로 갑니다. 그러다가 경비부장이 차장으로 승진을 하면서 지금은 이제 차장의 운전병이 된 거죠. 여기서 확인해야 될 부분이 서울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이면 정말로 모두가 선망하는 보직이 맞긴 맞습니까?

◆ ○○○> 네, 아무래도 운전병으로 있다 보면 다른 보직에 비해서는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겠죠.

◇ 김현정> 좋은 점, 어떤 점이 좋은 점이죠?

◆ ○○○> 아무래도 일선에서 시위현장에서 근무하는 대원들보다는 육체적인 피로도도 훨씬 적고 업무상으로도 나가실 때만 운전을 할 텐데. 자기 시간 많고 핸드폰 사용을 아마 그게 가능할 거고요. 그리고 운전에 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다들 한 번쯤은 꿈꿔볼만한 보직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른바 꽃보직 맞습니까?

◆ ○○○> 네, 그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 김현정> 좋은 보직이라고 불리는 자리, 꽃보직이라고 불리는 자리가 전체적으로는 대략, 대략 몇 퍼센트나 될까요?

◆ ○○○> 한 10% 내외이지 않을까 싶네요, 10% 내외인데. 운전병 보직은 좀 더 그중에서도 좀 더 좋은 보직이니까 한 5% 안에는 들어간다고 보죠.

◇ 김현정> 전체 여러 가지 보직들 중에 상위 5% 편한 곳 이렇게 의경들 사이에서는 통한다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이런 보직을 꽃보직을 우연히 운이 좋아서 갔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 ○○○> 운전 잘하는 대원들이 워낙 많고 해서 운으로만 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그 정도 가려면 빽, 힘깨나 썼겠다라고 다 얘기합니다.

◇ 김현정> 힘 좀 썼겠다. 공공연하게 그런 얘기를 부대원들 모이면 하세요? 쟤는 빽이 좋다더라 뭐 이런 이야기들?

◆ ○○○> 저희 경찰학교부터 그런 일들을 하도 많이 겪어서 사실 다 그렇게 들어가겠거니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지금 경찰학교라고 하셨어요? 그게 뭡니까?

◆ ○○○> 논산훈련소 끝나고 자대 배치 받을 때 서울 의경들이 거기에 다 모이는데. 뺑뺑이, 소위 말하는 뺑뺑이로 가는 데가 있고 바로 면접을 보는 부대가 있는데. 면접을 볼 때 이미 합격자 선발하기 전에 연락을 해서 합격 통지를 받은 대원들의 말 들은 적도 있고.

◇ 김현정> 어떻게 들으셨어요?

◆ ○○○> 같이 살다 보니까 그런 얘기, 사실 불편한 얘기해도 쉽게쉽게 하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뭐라고, 자대 배치 결과가 나오기 전인데 뭐라고 얘기를 하던가요? 그러니까 친구사이니까 얘기했겠죠. 쉽게.

◆ ○○○> 그쵸. 나 어디 간다 이렇게 얘기들 많이 합니다.

◇ 김현정> 나 어디 간다. 많이들 합니까? 그런 얘기를?

◆ ○○○> 네, 먼저 그냥 얘기해 주는 대원들도 있고 그렇게 얘기하는 대원들도 꽤 있습니다.

◇ 김현정> 자배대치 결과가 나중에 나오고 보면 정말로 그 말했던 사람 편한데 가 있어요?

◆ ○○○> 네, 다 그대로 가죠. 다른 빽에 밀리지 않는 이상 그렇게 간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주변에서 목격한 경우도 있습니까?

◆ ○○○> 네, 그런 경우 있죠. 지인 중에 되게 높은 경찰분이 있는 대원이 있었는데. 그 대원이 이제 폭력 사건에 휘말려서 꽤 큰 폭력사건이었는데... 영창에 가게 되고 영창을 갔다왔는데 일선부대로 전출이 되지 않고 좀 살만한 부대로 가서 거기서도 행정보직이라든지 이제 업무자리 만들어주고 옮겨 다녔던 걸로 실제로 봤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또 한가지 의혹은 우 수석의 아들의 발령 시기에 관한 겁니다. 우 수석 아들이 처음 종합서울청사의 외곽경비대, 외곽경비대로 발령받은 게, 배치받은 게 4월 15일이에요. 그러다가 3개월 만인 7월 3일에 서울경찰청의 운전병으로 갑니다. 그러니까 7월에 운전병으로 옮겨간 거죠. 그런데 한 달 동안 정식 발령을 안 내고 있다가 8월 19일에 정식 발령을 냈습니다. 이 기간으로 볼 때 좀 수상한 점이 있다고요.

◆ ○○○> 제가 알기로는 전입한지 4개월이 지나야 행정이나 운행 보직으로 발령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3월 시점에서 그걸 확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발령 시점을 의도적으로 늦췄다는 것은 제가 있는 동안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빽을 써서 좋은 보직에 들어온다고 한들 단체생활을 하는 부대생활에서는 좀 이게 눈치도 보이고 악영향을 주진 않습니까?

◆ ○○○> 네, 아무래도 빽이 없으면 힘들게 근무를 해야 하는데. 아는 분 전화 한 통으로 편안히 근무를 할 수 있게 된 사람들 보면 아무래도 박탈감 느끼긴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참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증언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이번에는 이른바 이 빽이라는 게 비단 우병우 민정수석만의 일인지 육군, 해군, 공군은 또 투명한건지 전반의 얘기를 짚어보죠. 군문제 전문가입니다.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임태훈 소장님, 나와 계십니까?

◆ 임태훈> 네.

◇ 김현정> 아니, 군대에 빽 써서 좋은 대로 빠지게 해 준다. 이 말이 뭐 옛날이나 가능한 말인 줄 알았는데 지금도 이럴 줄은 몰랐어요?

◆ 임태훈>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죠.

◇ 김현정> 공공연한 비밀?

◆ 임태훈> 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지금도 의경뿐 아니라 육해공군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 임태훈> 벌어지지 않는다라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요. 다들 이런 얘기입니다. 그거 뭐 새삼스럽게 그런 질문을, 이라고 답을 하죠.

◇ 김현정> 그게 뭐 새삼스럽게. 그게 뭐 뉴스야라고 할 정도로. 어떤 식으로 행해지고 있답니까?

◆ 임태훈> 요즘은 눈치는 많이 봅니다. 보는 눈이 많고 SNS가 발달이 되어 있으니까 눈치는 보겠죠. 그냥 막연하게 주장을 한다면 사람들은 또 뭐 높은 사람들 흠집내기 아니냐 이렇게 얘기 하겠지만, 예전에 모 신문사에서 조사를 한 게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데이터로?

◆ 임태훈> 파워엘리트 2세들의 군복무 관련 이렇게 해서 뽑아보면 그 중의 한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 김현정> 수도권에.

◆ 임태훈> 근무지가요. 그리고 나머지가 이렇게 6명 정도가 강원도예요. 그러니까 험지에는 안 간다는 거죠. 격오지나 이런 곳에.

◇ 김현정> 그게 어떻게 어떻게 하다 보니까 우연히 그랬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 임태훈> 우연치고는 좀 기이한데요. 제가 GOP, GP를 좀 많이 다녀봐도 GOP, GP에 근무하는 스카이 출신은 잘 못 봅니다.

◇ 김현정> 스카이 출신을 못 본다는 말씀은 무슨 말씀이세요?

◆ 임태훈> 그러니까 이제 공부 잘하거나 고위공직자 자제들이 GP, GOP에 근무하는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결국 이게 빽을 써서 이렇게 저렇게 보직을 좋은 곳으로 빼준다, 좋은 부대로 바꿔준다. 이게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말씀이신데, 누가?

◆ 임태훈> 알아서 긴다라는 표현도 적절한 표현할 거고요.

◇ 김현정> 알아서 긴다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손이라도 들어보라, 인적조사를 한다는 얘기예요?

◆ 임태훈> 손이라도 들어보라고 얘기하죠.

◇ 김현정> 얘기해요? 어떤 식으로요.

◆ 임태훈> ‘아버지가 4급 이상 공무원 이상 손들어’.

◇ 김현정> 4급이상 공무원인 사람 손들라고 한다고요?


◆ 임태훈> 네. ‘아버지가 장차관이거나 국회의원인 사람 손들어’. 이런 식으로 훈련소나 이런 곳에서 대놓고 물어봅니다.

◇ 김현정> 대놓고, 대놓고 물어봐서 그럼 높은 고위직의 자제들은 알아서 좋은 곳으로 빼준다고요?

◆ 임태훈> 알아서 좋은 곳으로 빼주거나. 나중에 눈치 보이면 일단은 배치해놓고 점점점 이동하는 거죠.

◇ 김현정> 점점점. 처음에는 보는 눈이 많으니까 처음부터 좋은 곳으로 빼주지는 못하고 그런 경우가 있고 또 연락을 해서 알음알음 나 누구인데 우리 아들이 어디어디 있고 이런 식으로 고전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도 있고요?

◆ 임태훈> 네,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실 국방부에서는 이런 의혹이 불거지자 공식적으로 부인을 합니다. 요즘에는 자대배치도 전자추첨하고 부모님들도 모셔서 투명하게 하는데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하겠느냐.

◆ 임태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제가 말씀 드린 것처럼 GOP, GP에는 장차관의 아들과 국회의원의 아들과 재력가의 아들과 고위 공직자의 아들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면 처음에는 전자추첨해서 투명하게 했다가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점점점 빼준다는 건가요?

◆ 임태훈> 우리 22사단 총기난사 사건을 기억하지 않습니까? 당시 사망한 사람들을 보십시오. 중산층이거나 중산층 이하의 자녀들이예요. 이건 뭐 전수조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아니, 군이 정말 투명성 있게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저는 군인권센터가 실시하는 전수조사에 응하라고 하십시오.

◇ 김현정> 전수조사 한 번 해보자는 말씀. 그런데 저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 청취자 한 분도 이런 문자 주셨어요. ‘이거 공공연한 비밀 아닙니다. 뉴스거리 아니에요’라고 5115님이 문자를 주셨는데. 그 정도로 남자들 세계에서 이거 당연한 일, 만연한 일이라면 왜 아직까지 아무도 문제제기 안 했습니까?

◆ 임태훈> 이것은 본인의 무능력 탓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죠.

◇ 김현정> 자포자기요?

◆ 임태훈> 네, 군에서 그런 불합리한 상태들을 다 보고, 불합리함에 대해서 문제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게 우리 부모가 금수저가 아니고 흙수저니까 자포자기 하는 거죠. 그러니까 자기 금수저 되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거죠.

◇ 김현정> 문제제기 해봤자 아무것도 바뀔 게 없다는 걸 아니까 그냥 포기해 버린다?

◆ 임태훈> 네, 포기하는 거죠. 그리고 내가 나 잘 살면 되지 않겠냐, 나와서 열심히 돈 벌고.

◇ 김현정> 내가 부자가 돼서 우리 아들은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이렇게요?

◆ 임태훈> 그렇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여지들이 군대에서 배워오는 지점도 없지 않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우병우 민정수석 아들 병역특혜 관련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어젯밤에 많이 해서요. 저희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오전 10시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일단 말씀 듣고 여러분의 제보도 받아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태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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