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4일 송모(62) 씨가 서울 관악구 소재의 자택에서 아내 A(58) 씨를 약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송 씨는 지난 3월 초와 5월 말, A 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상해)로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송 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원은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며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5월 말 송 씨의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달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기각된 송 씨는 결국 세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내를 살해한 것이다.
경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송 씨가 눈물을 흘리고 반성해 법원이 가정의 회복을 위해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로도 송 씨의 폭력은 이어졌지만 아내 A 씨는 "내가 맞을 만해서 맞았고 남편은 죄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결국 6월 말 경찰의 설득 끝에 쉼터로 격리돼 송 씨와 떨어져 생활했지만, 이내 적응하지 못하고 송 씨에게 돌아갔다가 살해당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송 씨는 과거 함께 살던 전 부인에게도 폭력을 일삼다 살인미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두 시신 모두에서 약물이 발견됐지만 정확한 약물 성분은 현재 분석 중"이라며 "격리를 해야 할 상황인데도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격리하지 못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