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아들 '꽃보직 의경'…경찰의 '셀프충성' 논란

승진 전 정권 실세 가족 챙긴 고위 간부 처신 논란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 수석 아들 우모(24) 상경 '꽃보직' 특혜 논란이 경찰의 '셀프 청탁(?)'으로 결론 내려는 분위기다.

우 수석이 우 상경이 편한 보직을 맡을 수 있도록 경찰에 전혀 '힘'을 쓰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다.

하지만 승진 인사를 5개월여 앞두고 우 상경을 운전병으로 부른 경찰 고위 간부의 처신과 이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지 않은 우 수석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 정권 실세에 알아서 긴 경찰

2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서 복무 중이던 우 상경은 지난해 7월 3일 서울청 운전병으로 전출됐다.

그해 4월 15일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된 지 두 달여 만에 다시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복무 규정상 자대 배치 4개월 이후 전출이 가능하지만 우 상경은 경비대 소속으로 서울청에 '업무 지원'을 하는 것처럼 일종의 편법을 써 규정 위반을 피했다.

우 상경이 서울청 운전병으로 정식 발령된 것은 8월 18일이다.

우 상경의 전출은 이상철 당시 서울경찰청 경비부장(경무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장이 경비부장으로 있으면서 직접 우 상경을 챙긴 것이라면 특혜 시비는 불가피해 보인다. 경비부장은 의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 우 수석 눈도장 찍으려…의경 아들에 꽃보직 선물(?)

특히 이 부장은 연말 치안감 승진 인사 대상자였다. 치안감 인사 대상자에 대한 검증 책임자는 우 수석이다.

우 수석의 인사 검증을 앞두고 군 복무 중인 우 상경을 '꽃보직'으로 불리는 고위직 운전병으로 들여 환심(?)을 사려한 것이란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차장은 "당시 (경비부장 운전병 선발) 최종 면접에 올라온 3명 중 우 상경이 가장 운전 실력이 좋았고, 면접 결과도 좋았다"면서 "(우 상경의) 아버지가 (청와대) 민정수석인 것을 면접 당시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직업이 문제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부장은 연말 치안감으로 승진해 서울경찰청 차장을 맡게 됐고, 이에 따라 우 상경도 차장실 소속 운전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일각에선 우 수석이 군에 있는 아들의 편의를 봐주는 상관에 대한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은 "민정수석실에서 문제를 삼으면 현실적으로 치안감 승진이 어렵다"면서 "충분히 대가성이 있는 보직비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우 수석은 아들의 '의경 꽃보직' 지적에 대해 "아들 상사(이상철 차장)라고 하는 그 사람은 얼굴도 본 적도 없고 전화한 적도 없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또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가슴 아픈 부분"이라며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강조했지만, 그렇다면 거꾸로 경찰이 민정수석 직위를 두고 '알아서 긴 것"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 경찰의 의뭉스런 해명…우 상경 운전병 근무 사실도 숨겨

이런 사실이 더 의심스러운 것은 경찰의 거짓 해명때문이다.

우 상경은 스스로 복무지를 지원해 선발되는 정부서울청사경비대에 배치될 때부터 특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7월 22일 우 상경이 정부청사경비대에서 복무 중이라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경찰은 우씨가 서울경찰청 고위직 운전병으로 전출된 사실을 숨겼다.

고위직 운전병은 일선 경계근무나 작업 등에서 열외돼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양호해 의경들이 선호하는 보직이다.

당시 경찰은 우씨가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복무 중이라며 선발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만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우씨는 19일 전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옮긴 뒤였다.

경찰이 우 상경 입대 시에는 복무지로, 자대 배치 후에는 보직으로 특혜를 주고 이를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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