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4.13 총선 참패에서 당시 당 지도부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총선 공천에서 개입한 사람들은 자숙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친박계에 직격탄을 날렸던 점에 비교하면 한결 차분한 모습이다.
정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진상 조사나 징계는 없다"며 "이제는 다들 자숙하고 자제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엇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모두가 내 탓이오 하는 마음으로 자기 반성과 성찰로 국민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천 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윤상현, 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 없이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공천 개입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월의 일이고 당시 공천관리위가 종료됐지만 비대위원장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와 배경을 떠나 도덕성을 발휘해야 할 집권 여당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원칙에 따라 대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내 비대위원들도 말을 아꼈다. 당초 '공천 개입 파문과 관련해 당 내 인사가 2명이나 포함돼 있는 만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대를 앞둔 시점에서 계파 갈등 재점화를 경계하는 위기 의식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대위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공천 때 있었던 일을 지금 와서 논의하는 건 계파 갈등만 더 드러내는 꼴"이라며 "윤리위원회 제소도 고려되고 있지만 공천 과정에서 생긴 정치적 사안을 윤리위에서 다루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