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일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29·LA 다저스)이 두번째 등판을 앞두고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수술을 받은 왼쪽 어깨 부상은 아니다. 이번에는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가 어깨에 신경을 쓰다가 팔꿈치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투구 동작에서 힘의 흐름은 하체에서 시작해 어깨와 팔꿈치를 거쳐 마무리된다. 어느 한쪽이 정상적이지 않다면 다른 부분에 악영향을 끼칠 여지가 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LA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류현진을 부상자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고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밀검사 결과 팔꿈치 건염으로 뼈나 인대에는 손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어깨 수술 이후 팔꿈치에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LA 다저스 구단이 류현진의 회복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18일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통증을 호소해 부상자 명단에 올리기로 했다"며 "언제 다시 공을 던질지 언제 복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았던 류현진은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복귀해 4⅔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투구수 70개가 넘어가자 구위가 확 떨어진 류현진을 두고 복귀 시점이 다소 이르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왔다.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재활 단계에서 어깨 통증 재발로 휴식과 재활을 반복했다. 당초 7월 중순쯤 복귀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있었으나 클레이튼 커쇼가 다치는 등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자 류현진을 급하게 끌어올린 감이 있었다.
류현진이 만약 21일로 예정됐던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도 부진할 경우 팔 힘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부상자명단에 올려야 한다는 'LA타임스'의 보도도 있었다.
류현진의 팔꿈치 부상이 심각하지 않더라도 어깨 수술 후 복귀한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거쳐야 할 것이다. 팔 힘을 충분히 회복한 뒤 메이저리그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부상의 경중을 떠나 복귀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
우려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이제 막 복귀한 류현진으로서는 두번째 등판을 앞두고 다시 부상자명단에 올라야 하는 심정이 복잡미묘할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 부상자명단 등재를 계기로 충분히 회복을 하고 어깨와 팔꿈치의 밸런스를 갖춘 뒤 복귀한다면 더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몰라도 지금은 회복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