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 "웹툰 1위 대한민국…15만명 도전중"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재동 (화백,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

여러분 만화 좋아하십니까? 만화 하면 어떤 캐릭터가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설까치, 영심이, 둘리부터…요즘은 뽀로로, 폴리에 이르기까지 참 친근한 만화 속 주인공들이 많죠. 다음 주 27일부터 닷새간 부천에 가면 이 만화 속의 주인공들을 다 만나실 수가 있습니다. 바로 부천 국제만화축제가 열리는데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만화축제로 올해로 19회째를 맞습니다. 오늘 화제인터뷰에서 이 부천만화축제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분이세요. 한국시사문화의 대부 박재동 화백을 만나보죠. 박 화백님, 안녕하세요.

◆ 박재동>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가면 레드카펫이 쫙 깔리잖아요. 부천만화제에도 레드카펫이 깔리나요?

◆ 박재동> 부천에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친근한 만화 속 주인공들 캐릭터들도 입장합니까? (웃음)

◆ 박재동> 그렇지는 않고요. 사람들이. (웃음)

◇ 김현정> 만화 주인공으로 분장을 하고 오는 코스튬 플레이는 볼 수 있는건가요?

◆ 박재동> 코스튬 플레이가 제 자신도 놀라운데요. 우리가 코스프레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알바까지 해서 옷을 만들어 입고 와요. 그런데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몇 명 정도 되는지 예측해 보시겠어요?

◇ 김현정> 몇 명이나 모입니까? 한 100명 모이면 많이 모이는 거죠.

◆ 박재동> 작년에 2000명이 모였습니다.

◇ 김현정> 와, 2000명이 복장을 하고 다 왔어요?

◆ 박재동> 와서 왔다 갔다 하고, 그것도 자기들끼리 ‘공주의 마법을 받아라. 얏!’ (웃음) 이런 것도 하고, 서로 뽑기도 하고 그냥 이렇게 다니는 것 그 자체가 즐거운 거예요. 그야말로 축제죠.

◇ 김현정> 정말 축제네요. 박재동 화백은 도전 안 하십니까?

◆ 박재동> 저는 국제적으로 놀기 때문에, 배트맨. (웃음)

◇ 김현정> 배트맨 하셨어요, 이미?

◆ 박재동> 늘 합니다. 요즘도 저는 만화 관련된 교육, 관련된 행사장 가면 배트맨 복장을 하고 갑니다. 아이들한테 받은 선물이기 때문에 내가 그걸 입고 다녀요.

박재동 화백 (사진=부천국제만화축제 홈페이지)
◇ 김현정> 상상만 해도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바로 이런 즐거움이 있는 곳, 이런 상상력 이런 자유가 있는 곳이 부천만화축제인데요. 올해 주제는 ‘2030년 만화의 미래’네요?

◆ 박재동> 지금 말이죠, 예전에 포털 사이트에다가 웹 만화를 조금씩 그리기 시작했거든요.

◇ 김현정> 웹툰이요?

◆ 박재동> 웹툰이라고 하죠. 그 때는‘이게 뭐 되겠나?’ ‘저게 뭐 되겠나?’ 했는데 이게 2년, 5년, 7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지금 성장해가지고요. 지금은 세계에서 초강대국이 어디냐? 바로 우리나라예요.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따라오려면 너무 힘들 정도로 너무나 앞서가는 초초강대국입니다.

◇ 김현정> 도대체 너희 나라는 어떻게 해서 그렇게 웹 만화를 융성시켰냐라고 물어볼 정도로요? 박재동 화백을 만나면?

◆ 박재동> 이게 일부러 융성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무런 돈이 안 들잖아요. 그 무주공산에 나도 만화가다라고 해서 누구나 올릴 수 있고, 그것이 독자들에게 심판을 받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네이버에 ‘도전 만화가.’라는 코너가 있는데 누구나 만화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도전 만화가’ 이런 코너가 있어요?

◆ 박재동> 도전 만화가가 지금 몇 명 정도인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 김현정> 또 퀴즈 내시는 거예요? 자신 없는데.

◆ 박재동> 자유롭게, 아무렇게나. 틀려도 됩니다.

◇ 김현정> 설마 그럴까 싶긴 한데, 1만 명 정도? (웃음) 왜 웃으세요?

◆ 박재동> 15만 명입니다.

◇ 김현정> 15만 명? 일반인이?

◆ 박재동> 그럼요. 거기에 일주일에 올라오는 만화 꼭지가 1200꼭지 올라옵니다. 대신에 우리가 육성해야 될 부분이 뭐냐하면 그렇게 자극적이고 이런 것만 할 게 아니라, 좀 깊이 있게 긴 스토리를 연재하는 것들도 투자 차원에서, 육성 차원에서 그런 게 좀 필요한 그런 느낌이 있죠.

◇ 김현정> 그렇네요. 그것도 굉장히 좋은 말씀이시네요. 그렇다면 2030년의 만화는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요?

◆ 박재동> 지금 보세요, 인공지능이 나왔잖아요. 인공지능이 나왔서 '얘들이 소설을 쓰네,마네. 아니네, 마네.'하는데. 만화를 못 그리라는 법이 없죠. 그러면 캐릭터는 윤태호 스타일로 하고 스토리는 강풀 스타일로 이렇게 인공지능한테 이런 테마로 만들어보라고 할 수도 있고요.

◇ 김현정> 입력하면?

◆ 박재동> 비슷하게 해낼 수도 있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아주 누구나 만화가가 될 수 있는 거죠. 아주 간단한 거 캐릭터들 골라가지고, 아주 수작은 아니더라도 기본은 되는 이리저리 종합해서 만들 수 있는 굉장히 흥미진진한 일이죠.

◇ 김현정> 정말 말씀만 들어도 장난이 아닐 것 같습니다.

◆ 박재동> 장난이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그나저나 박재동 화백님은 제가 알기로 만화가게 아들이셨어요?


◆ 박재동> 만화 가게 아들이라기보다는, 만화 가게 왕자라고 해 주세요.

◇ 김현정> (웃음) 뭐가 다릅니까?

◆ 박재동> 옛날에는 우리 어릴 때만 해도 만화방 가는 게 돈이 없어서 만화 보기 힘들고 그 다음에 우리 가게에선 팥빙수도 하고 도넛, 찹쌀떡 이런 거 다 팔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만화가게에 가면 있었죠.

◆ 박재동> 보통 아이들이 그걸 먹을 수가 없잖아요. 도넛, 꽈배기 이런 걸 어떻게 먹습니까? 그런데 나는 만화를 마음껏 보고 팥빙수 마음껏 먹고 해서. (웃음) 이거 뭐 왕자 아닙니까?

◇ 김현정> 왕자네요. (웃음)

◆ 박재동> 그렇습니다. 만화계의 ‘프린스’라고 주장을 하려고 해요.

◇ 김현정> 정말 박재동 화백이 만화방 프린스였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웃음) 우리 박재동 화백이 전공은 시사만화시잖아요?

◆ 박재동> 네.

◇ 김현정> 웹툰은 이렇게 번성하고 있습니다마는 시사만화는 어떤가요, 시사만화는?

◆ 박재동> 시사 만화는 지금 번성하지는 못하고 왜냐하면 아무래도 만화는 초중고등학생이 많고요. 지금 이 웹툰에서도 시사만화도 지금 좀 개발해야 될 필요가 있어요.

박재동 화백(가운데) (사진=부천국제만화축제 홈페이지)
◇ 김현정> 그러네요. 만화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끝으로 한 말씀 하시죠.

◆ 박재동> 아이고, 부천까지 어떻게 오시겠습니까마는. (웃음) 그래도 27일, 28일, 29일, 30일, 31일이 다 방학이잖아요. 아이들도 별로 갈 데 없을 때 부천에 오시면 어린이 코스도 새로 만들었거든요. 그 조직위원도 어린이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아이들과 어른이 같이 만드는 거니까요.

그럼 아이들은 거기 보내놓고 또 어른들은 어른들이 볼 수 있는 코너도 돌고, 나중에 만나고 그러면 하루 이틀 한 사흘 동안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니까 특별히 갈 데 없으시면 오세요. 왜냐하면 어릴 때 이런 거 많이 봐놔야 돼요. 봐서 머리를 열고, 새로운 생각도 해야하고, 어른들은 어린시절로 돌아도 가보고, 아주 어른을 위한 만화도 많으니까요. 한번 문화 샤워를 하시죠.

◇ 김현정> 문화샤워. (웃음) 저도 문화샤워 하러 한번 가겠습니다.

◆ 박재동> 한번 오십시오.

◇ 김현정> 행사 잘 치르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박재동> 감사합니다.

◇ 김현정> 부천 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이세요.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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