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은 19일 밤 이같은 정황이 담긴 현 당시 정무수석과 김 전 의원 간 지난 1월말 전화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했다.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을 피해 다른 곳에 출마하라고 종용하는 내용이다.
현 전 수석은 통화에서 "서청원 전 대표에게 가서 나한테 얘기했던 것과 똑같이 얘기하라. '대표님 가는 데 안 가겠습니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라고 물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하고 약속을 한 것은 대통령한테 약속한 거랑 똑같은 것 아니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아느냐"는 말도 했다.
이는 당초 김 전 의원이 화성갑 이외 지역구 출마를 현 전 수석에게 약속했다, 심경의 변화를 보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이게 VIP(대통령)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말한다.
이에 현 전 수석이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다. 바로 조치하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시고"라며 다소 고압적 태도로 화성갑 불출마를 재촉한다.
현 전 수석은 "'서청원 전 대표 가는 지역엔 안가겠다. 그건 약속한다' 나한테 그랬나, 안그랬나"라며 "판단 제대로 하라. 오늘 바로 (서 의원에게 불출마하겠다고) 전화하라. 생각할 게 뭐가 있느냐"고 윽박질렀다.
결과적으로 화성갑 지역구 공천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이 영향을 끼친 게 된다. 현 전 수석은 총선 때 "청와대의 공천 개입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전 의원은 지역구를 옮겨 화성병에 나섰다가 당내 경선 패배로 공천을 못받았다.
현 전 수석은 김 전 의원이 먼저 했던 약속을 지키라고 요청했을 뿐이란 입장이다.
현 전 수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화성갑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밝혔고, 그러면 그 약속을 지키라는 뜻에서 당시 통화에서 '청와대에 근무하는 나에게 약속을 한 것은 대통령과 약속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활한 국정운영에 대한 우려가 있어 김 전 의원에게 일단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직 사퇴 의사에 대해 재고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김 전 의원이 출마 의사가 확고하다면 (화성 갑으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