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스튜디오가 답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스터리

팬이 보낸 편지에 답장…15년 만에 의문 풀리나

(사진=트위터 캡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관한 질문에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직접 답해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최초 개봉 후 15년 만이다.

이달 초 한 일본 누리꾼이 트위터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그는 스튜디오 지브리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관한 궁금증을 적어 편지를 보낸 후 이에 관한 답장을 받았다.

그는 영화 주인공 치히로의 부모님이 음식을 먹은 후 돼지로 변한 이유, 치히로가 어떻게 그의 마지막 시험을 해결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적었다. 지브리 측에서는, 아주 길고 상세한 내용을 적은 답으로 응대했다.

지브리는 이 편지에서 치히로의 부모님이 변한 이유는 인간의 탐욕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내용에 따르면, 영화 제작 당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은 1980년대 일본 경제에 거품이 끼었던 시절 "돼지로 변한"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트레일러 영상 캡처)
지브리는 감독의 발언을 소개한 후, 사람이 한 번 '돼지'가 되면 인간의 몸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대신 "돼지의 영혼과 몸"을 갖게 된다며 "이건 가상 세상에만 존재하는 얘기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브리는 또 주인공 치히로가 결말에서 돼지들 중 부모님이 없다는 것을 알아챈 것에 대해서는 주인공이 영적 세계에서 "특별한 능력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고 답했다.

지브리 측은 편지에서 치히로가 마지막 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미야자키 하야오가 남긴 발언도 소개했다.

편지에 따르면 감독은 "10살짜리 어린 소녀인 치히로는, 온갖 역경을 극복한 후 살아가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에 차이를 알아챌 수 있었다"며 "그건 누구나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브리는 또 영화가 집중 조명한 것은,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나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소녀가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살아갈 원동력을 깨닫는 일이라고 밝혔다.

팬들은 '영원한 미제'로 남을 뻔한 질문에 지브리가 직접 상세한 답장을 적은 데 감동을 표했다. 개봉 후 널리 퍼진 의문점 등에 영화사가 직접 나서 답변한 것은 이례적이라 이 편지를 담은 게시물은 온라인에서 13만 건이 넘는 '공감'을 받으며 널리 퍼지고 있다.

(사진=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트레일러 영상 캡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지난 2001년 개봉됐으며, 국내에서는 2002년 공개돼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2월 국내서 재개봉된 후에도 박스오피스 6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영화는 '애니메이션 명가'로 손꼽히는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했다. 이외에도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고양이의 보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디즈니가 향수를 자극하듯, 여전히 많은 국내 팬들은 이 영화들과 관련한 물품을 모으거나 음악이 흘러나오는 오르골을 구매하는 등 영화의 감동을 기억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이 영화들을 검색하면 '해석'이 가장 먼저 나올 만큼, 영화 속 숨겨진 상징 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브리가 답한 질문 외에도 팬들은 "영화가 정말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팔려간 소녀를 상징하는지", "치히로를 원한다며 금을 주는 가오나시 캐릭터가 은유하는 바가 무엇인지", "주인공을 고용한 유바바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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