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의 필로폰을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다 경찰에 구속된 일본 야쿠자 쿠도카이 하부조직의 중간간부 A(44) 씨는 검거 당시 침대 베개 아래에 러시아제 TT33(Tokarev Tula)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일반 권총과 달리 안전장치가 없는 해당 권총은 실탄 8발이 삽탄된 탄창이 끼워져 있었는데, 방아쇠를 당기면 곧장 총알이 발사되는 상태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동안 소련군이 사용한 7.62㎜(30") 구경의 해당 권총은 높은 내구성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 등을 이유로 야쿠자들이 암암리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 권총을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알게 된 화물운송업자 B(54) 씨에게 부탁해 일본에서 밀반입했다.
앞서, 선배 야쿠자에게 물려받은 권총을 일본에 있는 마약 밀매상에게 맡겨 뒀다가 B 씨를 통해 들여온 것이다.
B 씨는 이 총을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 화물선의 화물에 숨겨놨다가 세관을 통과한 뒤 되찾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 씨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난 상황이어서 구체적으로 총기를 어떻게 밀반입했는지 여부는 B 씨를 검거해야 알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부산항을 통해 밀반입된 해당 총기가 야쿠자의 손에 다시 쥐어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과거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상선의 선원들이 총기를 들고 부산 시내를 활보한 사례는 몇 차례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감시가 어려운 일반 상선이나 어선이 아닌 화물 여객선을 통해 총기가 밀반입된 것은 세관의 허술한 검색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실제, 경찰의 눈을 피해 은신 중이던 A 씨가 꼬리가 잡힐 우려에도 불구하고 B 씨에게 권총을 밀반입하라고 부탁한 점은 세관의 부실한 검색을 이들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이에 대해 부산세관 관계자는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화물에 대해서는 X-레이 검사 등 철저한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문제의 총기가 어떤 경로로 밀반입됐는지 여부를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