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보다 작은 갈치 '씨가 말랐다'…냉동갈치값 66% 급등

체장 18㎝ 안팎의 갈치가 절반...사료용, 밑반찬 조림용 소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올해 들어 국민생선 갈치가 귀한 몸이 됐다. 갈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지난해 보다 70% 가까이 폭등했다.

해양수산부는 7월 한달 간 금어기를 맞아 조업 중단에 따른 수급 불안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가격 상승 원인은 해양생태계 변화로 국내산 갈치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상품성 있는 갈치가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처럼 국내산 갈치의 품귀현상을 틈타 아프리카 세네갈산 갈치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지만, 덩달아 수입가격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 갈치 소비자 가격 급등세…냉동갈치 1년 전 보다 66%25 상승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들어 냉장갈치(중품, 1마리)의 평균 소매 가격은 8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0.9%, 올해 1월에 비해선 34.4% 올랐다.

또한, 냉동 갈치(중품, 1마리)의 7월 평균 소매 가격도 767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6.0%나 급등했다.

그런데 문제는 갈치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격 흐름이 수급 상황과 전혀 맞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연근해 갈치 어획량은 1만 35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7% 증가했다. 최근 5년 평균 어획량인 9천212톤에 비해서도 12.4%나 늘어난 규모다.

◇ 붕어 보다 작은 갈치…판매 가능 갈치 '씨가 말랐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원인 중 하나가 갈치 금어기 시행이다.


해수부는 올해부터 갈치 금어기를 처음 도입해 7월 한달 간 채낚기(낚시줄 어로 방식)를 제외한 그물 포획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갈치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연근해의 수온 변화로 해양생태계가 바뀌면서 갈치 생태계도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갈치 최대 어장인 제주 서귀포 앞바다의 연평균 수온은 2003년 18.9도에서 2013년 19.3도까지 오른 후 지난해 다시 18.2도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 보니, 붕어 보다도 작은 체장 18㎝ 안팎의 풀치(작은 크기의 갈치를 이르는 말)만 잡히고, 왠만큼 먹을 정도의 상품성 있는 갈치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18㎝ 이하의 갈치는 잡을 수 없다"며 "그렇지만 그물로 잡다보면 풀치까지 싹쓸이 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5월까지 잡힌 갈치 1만톤 가운데 절반 정도는 사료용이나 식당의 밑반찬 조림용으로 쓰는 풀치로 봐야 한다"며 "어획량이 증가한 것은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는 작은 크기의 갈치가 많이 잡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아프리카 세네갈산 갈치 수입 급증…수입단가 증가세

이처럼 국내산 갈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가격이 폭등하자 올해 중국과 세네갈 등 외국산 갈치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해수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갈치 수입물량은 1만3천17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3%나 증가했다. 최근 5년치 평균에 비해선 4.5% 증가한 양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갈치의 60% 정도가 수입산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국내산 갈치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산 가격도 덩달아 올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은 국내산과 별반 차이가 없다.

세네갈산 냉동갈치의 1kg당 수입단가는 지난 1월 3.36달러에서 지난달에는 4.22달러로 25.6%나 올랐다.

해수부 관계자는 "작년 1월 수입단가 2.7달러와 비교해선 60%가까이 오른 것"이라며 "국내산 갈치가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수입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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