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필작가 "자서전 제목 '사이코패스'로 했어야"

뉴요커 인터뷰서 ''거래의 기술'은 허구…깊이 후회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자서전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대필한 작가 토니 슈워츠가 "책 내용은 완전히 허구(fiction)"라며 집필을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대필작가 토니 슈워츠는 18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먼저 공개된 주간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책 출간 후 처음으로 심경을 밝히며, 과거로 돌아갈 수 있으면 책 제목을 '사이코패스'로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워츠는 18개월간 트럼프를 인터뷰한 후 1987년 사업가 트럼프의 성공비결 등을 담은 '거래의 기술'을 썼다. 당시 책은 32주간 뉴욕타임스 논픽션 부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다.

돈이 필요해서 당시 집필에 참여했다는 슈워츠는 이번 인터뷰에서 "잔혹한 재벌보다는 호감가는 캐릭터가 책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긍정적인 빛으로 트럼프라는 인물을 칠했다"고 털어놓았다.

슈워츠는 "트럼프를 이렇게 소개해서 더 관심받게 하고 실제보다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어준 데 깊은 후회를 느낀다"며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서 핵 코드를 손에 쥐게 되면 '문명의 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깊이 있는 대답이 필요로 한 질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괴로운' 인터뷰 대상이었다며, 트럼프와 시간을 보낸 후 집에 돌아가면 아내에게 "그 사람은 살아있는 블랙홀"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서) 상황실에서 위기 관련 보고를 받을 때 그가 장시간 집중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트럼프의 집중력 부족을 꼬집었다.

슈워츠는 트럼프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거짓말을 일삼았던 것을 상기하며 "거짓말은 그에게 두 번째 본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유명인이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집필할 때 대필작가를 쓰는 것은 드물지 않지만, 슈워츠는 트럼프가 자서전 집필에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혼자 모든 공을 독차지하려 한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뉴요커는 슈워츠와의 인터뷰 후 트럼프에게 확인 전화를 했더니 트럼프가 "그 책은 내가 썼다. 내 책이다"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화 후 트럼프는 곧바로 슈워츠에게 전화해 "아무도 읽지 않는 망해가는 잡지 뉴요커와 통화했다. 당신이 나에게 비판적이라고 들었다"고 말하며 짧은 언쟁을 벌이다 "잘 살아라"(Have a nice life)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고 뉴요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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