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정원 회장 '현장 경영'…국내집중

박정원號 첫 실적 '순항'…'사회적 책임' 숙제 남겨

(사진=두산그룹 제공)
16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2016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주관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불참했다.

그룹 관계자는 "국내 활동이나 현장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취임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현장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박정원 회장은 '현장'을 강조하면서 "현장에서는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원 회장은 취임 직후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두산중공업 사업장 등을 방문해 생산 현장과 노동조합, 사내 협력회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노동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 회장은 "애로사항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면서 현장의 중요성, 소통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5월엔 인천의 두산인프라코어 생산기지와 충북 증평에 있는 ㈜두산 전자부품 공장과 방문했다.

6월에는 각각 인천과 중국 엔타이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6일에는 프로야구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 마이클 보우덴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섬세함도 보였다.

올 2·4분기 실적 결과 박 회장의 '현장 중시 경영'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계열사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무리없이 '대화'를 바탕으로 무리없이 진행됐고 건설·산업 장비 시장의 시황 호조에 힘입어 올 2·4분기에 안정적 실적을 이어갔다.

2년여간의 혹독한 구조조정이 올 들어 본격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인프라코어·두산중공업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두산은 2·4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4조2514억 원, 영업이익 3063억 원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18% 뛰었다.

특히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 굴삭기 등의 판매가 늘고 자회사인 두산 밥캣의 매출이 뛰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8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 늘었다.

취임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한 박 회장은 두산DST,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 등 핵심 자산과 사업부 매각 등으로 3조3000억 원을 확보해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11조 원에서 8조 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하반기 두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박정원 회장은 두산밥캣 연내 상장이라는 큰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박 회장이 '2016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 까지 불참하면서 국내 집중하려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점차 안정적 단계로 접어든 만큼 하반기에 마무리를 지으려는 행보로 비쳐진다.

이와 함께 박정원 회장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의무일 뿐 아니라 지속가능경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강조한 바 있다.

국내 그룹 중 처음으로 오너 4세대 경영시대를 연 박정원 회장은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책임도 이행해야 하는 이중고 속에 있다.

취임 초기 일단 '합격점'을 받은 박 회장이 앞으로도 이런 이중고 속에 창업주 세대보다 어떤 능력을 입증할 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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