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어진 '손·발 공개' 이재현 회장…CJ "오죽 절박했으면"

재상고 포기‧형집행정지 신청… 광복절 특사 기대

CMT가 급속도로 진행된 이재현 회장의 손과 발, 종아리. (사진=CJ그룹 제공)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19일 재상고를 포기했다. 이 회장은 이날 대법원에 상고 취하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검찰에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52억 원의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 회장의 재상고 포기는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광복절 특별사면을 염두에 둔 것이다. 사면대상에 포함되려면 형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 유전병 '샤르코 마리 투스' 급속 진행

CJ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회장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의 손과 발, 다리 등 신체사진까지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이 회장의 손과 발은 비정상적으로 굽어 있다.

CJ 측은 "이 회장은 사지의 근육이 점차 위축‧소실돼 마비돼 가는 불치의 유전병 CMT(샤르코 마리 투스)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조차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얼마나 절박했으면 사진까지 공개하겠느냐"면서 "기업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 손발 변형, 종아리 근육 소실…병세 지연 치료도 어려워

CJ에 따르면 이 회장은 양쪽 다리에 이어 팔쪽 근육의 위축 및 소실 속도가 빨라지면서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 저하가 나타나면서 식사를 포크로 하고 있다.

다리 역시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종아리 근육이 2012년말보다 26%가 축소돼 체중이 양 쪽 무릎에 실리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서 혼자서는 걷지 못하는 상태다.


특히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매일 2회 전기자극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미 위축되고 변형된 손과 발을 원 상태로 되돌릴 길이 없는데다 무릎관절 손상에 따른 격심한 통증으로 그나마 치료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CMT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전문 시설을 갖춘 곳에서 무중력치료나 수중치료와 같은 특수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소견늘 내놓고 있다.

◇ 신장이식 부작용도 심각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 부작용에도 시달리고 있다. 부인 김희재 씨의 신장을 이식받아 유전자형이 맞지 않는 비혈연간 이식인데다 2014년 재수감 당시 신체 균형이 무너진 뒤 좀처럼 회복이 안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면역 억제제를 고용량으로 써야만 해 간 수치 악화, 부신부전증, 입안 궤양, 고혈압 등 면역억제제 자체에 의한 부작용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CJ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 신장이식 거부반응 증세가 두 차례 나타난 데 이어 올해도 사구체여과율, 신장세뇨관, 크레아티닌 수치 등 신장 건강 지표들이 정상범위에서 벗어나는 등 거부반응 전 단계 증상을 보이고 있다.

◇ 우울증, 무기력증 등 극도의 심리 불안

여기에 이 회장의 심리상태마저 무기력증, 우울증 등 극도로 불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병과 재판이 3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8월 아버지 고(故) 이맹희 CJ 명예회장이 타계한 데 이어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직후인 12월 어머니 손복남 CJ 고문마저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이 회장은 손 고문이 쓰러지자 좌절감과 죄책감으로 음식과 치료를 거부하면서 영양수액과 함께 항우울제를 투여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 전 60㎏ 이상이던 체중이 52~53㎏으로 떨어졌다. 신장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면 식욕증가 등으로 살이 찌는 통상의 예후와는 반대 증상이다.

CJ는 "이 회장이 가족에게 죽음의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구속수감된다면 매우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주치의는 '장기이식 환자에 필요한 감염관리나 CMT 재활치료 환경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감옥에 수감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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