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 “사드, 한국이 아주 큰 전쟁의 한 모서리를 맡게 됐다"

소설 <싸드>의 저자 김진명, 사드에 대해 말하다

- 사드 배치, 미국 국내 사정과 박근혜 정부 레임덕 등 한국 사정 반영한 것
- 정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끌려가다 보니 이렇게 돼
- 미국의 MD 시스템, 사실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
- 사드, 적의 미사일은 잡고 우리 것은 쏘는 공격적 개념
- 정부의 배치 결정은 존중해야 하지만, 배치 시기는 국회 결의로 조정 가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7월 18일 (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진명 작가


◇ 정관용> 사드와 관련된 논란이 뜨거운 상황인데요. 2년 전에 나온 책 한 권이 지금 주목받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소설가 김진명 작가가 쓴 소설 <싸드>예요. 2년 전에 ‘싸드’라는 제목의 소설이 나왔다, 그런데 지금 그 사드배치가 현실화됐다, 이런 건데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여러분 잘 아시는 김진명 작가,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진명>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 소설 어떻게 쓰시게 됐어요?

◆ 김진명> 이게 미국과 중국의 상황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세가 이제 계속 나빠지고 중국은 급속히 올라가기 때문에 두 나라 사이의 세력관계에 큰 변동이 있을 걸로 보고 미국이 경제가 굉장히 나빠졌을 때에는 다른 나라하고 달리 미국은 군사라는 굉장히 큰 또 다른...

◇ 정관용> 힘이 있죠.

◆ 김진명> 있죠. 그 군사력을 사장시킨 채 그냥 주저앉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반드시 미중관계에서는 군사가 개입하게 돼 있고 군사력이 개입할 때에 우리 한반도가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큰 거죠.

◇ 정관용> 그렇죠.

작가 김진명 씨(사진=시사자키)

◆ 김진명> 미국은 북한을 건드림으로써 중국을 전쟁에 끌어들일 수도 있고 또 전쟁까지는 안 간다 하더라도 끊임없는 군사적 긴장을 야기함으로써 중국을 억제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봤을 때 우리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군사적 행동의 제1단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고 소설을 쓰게 됐죠.

◇ 정관용> 그걸 2년 전에 보셨다, 이거죠?

◆ 김진명> 네, 그렇게 생각한 건 2년도 더 전이고. 한 5, 6년 전부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2년 전에 제가 ‘고구려’를 쓰다가 그만두고 급히 ‘싸드’를 쓰게 된 것은 이 사드는 우리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때 사드 얘기가 처음 공론화된 것이 2년 전입니까?

◆ 김진명> 공론은 아직 안 됐었죠.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아셨어요?

◆ 김진명> 틈틈이 드물게 뉴스에 한 번씩 나오기도 했고 그다음에 저는 원래 사드 미사일 디펜스라는 개념은 시작이 된 지 20년이 넘었어요. 러시아가 붕괴하면서. 그때부터 미국이 시작을 했기 때문에.

◇ 정관용> MD체계 구축은 20년이 넘었죠?

◆ 김진명>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MD를 구축하면서 미국이 내놓은 명분이 뭐냐 하면 ‘북한 때문에 이걸 한다’ 이렇게 내놨거든요. 그래서 저는 남북관계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부터 한반도 주변의 정치, 경제, 안보, 외교, 군사 여기에 총집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었죠.

◇ 정관용> 사드는 조금 아까 표현하시기를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하는 군사적 조치의 출발이다’라고 하셨어요.

◆ 김진명> 그랬습니다.

◇ 정관용> 어떤 의미에서 그렇습니까?

◆ 김진명> 북한 핵을 방어하기 위한 거라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그 문제는 정리가 되는 거죠.

◇ 정관용> 북한 핵 막을 수 있다. 그러면 끝나는 거죠.

◆ 김진명> 그런 용도라면. 그러나 이것이 그것이 아니고 미중 군사대결 속에서 한국에 배치되는 거라면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거죠. 사드배치는 우선 미국이 한국을 미국 쪽으로 군사적으로 확 끌어당기는 의미가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미국이 중국과 군사대립을 한다고 봤을 때는 한미일 동맹, 한미일의 연합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반대로 이제 중국 쪽에서 봤을 때도 중국도 역시 미국과의 대결이 반드시 있을 걸로 보고 있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해서 중국의 닥트린(doctrine)은 무슨 경우가 있어도 미국하고 군사적으로 충돌하면 안 된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에 온갖 노력을 다 쏟아서 군사력을 빨리 증강시켜나가야 된다인데 그것이 군사적 측면 아니면 정치적 측면에서는 한반도가 미국 쪽에 뭉치면 안 된다. 한반도를 중국 쪽으로 빼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게 또 중국의 전략이에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그래서 우리 한국이 미중 양쪽 간에 굉장히 중요하게 되고 따라서 이제 우리가 원치 않는 큰 소용돌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거죠. 그래서 이 사드를 놓는 것이 1단계이고.

◇ 정관용> 1단계이고.

◆ 김진명> 끝이 아니고. 그다음에는 사드 문제보다도 더 우리에게 무겁고 결정하기 힘든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자꾸 닥쳐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걸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보신다는 얘기는 사드는 북핵대비용이 아니다라고 보세요?

◆ 김진명> 완전히 북핵대비용이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미국이 MD 시스템을 만들고 한 것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게 아니거든요. 명분은 북한으로 내세웠지만, 북한을 악의 축이니 해가면서 그렇게 내세웠지만 사실은 중국이나 러시아 여기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폴란드에도 사드를 놓는 개념이 들어가 있거든요.

◇ 정관용>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고.

◆ 김진명> 그래서 우리 한국에 사드를 놓는 것은 북한보다는 중국을 겨냥한 부분이 굉장히 큰 거죠.

◇ 정관용> 엑스밴드 레이더가 중국의 미사일 탐지용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김진명> 기본적으로 엑스벤드 레이더 이전에 MD 전체가 몇 개가 굉장히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는 거예요. 처음에 상대방에서 미사일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탐지를 해서 대기권 밖으로 나가는 경우 또 다시 들어오는 경우. 그다음에 태평양 위를 지나는 경우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유기적으로 이것이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상대국, 미사일이 있는 곳에 가까이 이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 것이 굉장히 필요한 거죠.

◇ 정관용> 그래야 적중률도 높일 수 있다.

◆ 김진명>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드 이전에 매우 중요했던 개념이 뭐냐 하면 한미일 정보공유협정이에요.

◇ 정관용> 맞아요.

◆ 김진명> 왜 이걸 한미일로 해야 되느냐 하면 한국, 일본, 미국 이렇게 가상 적국의 미사일이 펼쳐지기 때문에 한국에서부터 탐지를 하고 그 기초정보부터 전부 유기적으로 연결이 돼야 하기 때문에 한미일 정보공유협정이 굉장히 중요했던 거거든요. 그것이 먼저 이루어졌고 이제는 사드배치가 이루어진 거죠.

◇ 정관용> 사드 하나 가지고 모든 걸 다가 아니라 전체 체계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 사드다, 그런 표현이군요.

◆ 김진명>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자꾸 레이더의 성능을 얘기하는데 지금 이 사드 레이더보다도 훨씬 정밀한 레이더들이 기존에 중국을 향해서 많이 되어 있어요. 우리 이지스함도 그렇고요. 그다음에 또 사드 엑스밴드레이더보다도 훨씬 성능이 좋은, 배 하나가 전부 레이더인 것도 미국이 많이 갖고 있지 않습니까? 또 인공위성도 있고, AWACS 같은 것도 있구요. 온갖 것들이 다 있는데 이걸 중국에서 문제를 삼는 것은 엑스밴드 레이더 이런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의 미중 대결구도에서 한반도를 미국이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

◇ 정관용> 그렇군요.

◆ 김진명> 거기에 대해서 중국이 종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이 소설 ‘싸드’에 보면 물론 소설이니까 조금 극단적 상황으로까지 그리신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정말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할 거라고 보세요?

◆ 김진명> 전쟁을 하든 않든 미국이 가장 도달하고 싶은 목표는 자신들은 미사일을 쏠 수 있고 상대가 쏘는 미사일은 막을 수 있는 그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거든요.

◇ 정관용> 그렇겠죠.

◆ 김진명> 원래 이 핵미사일이라는 것은, 핵이라는 것은 내가 쏘면 상대도 보복을 하기 때문에 쏘지 못 한다. 이게 핵 억지력의 기본논리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게 공포의 균형이죠.

◆ 김진명> 그렇죠. 그런데 적이 쏘는 레이더를 막을 수 있다면.

◇ 정관용> 미사일을?

◆ 김진명> 미사일을 막을 수 있다면 여기서는 마음대로 쏴도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그러니까 이 사드는 사실 방어용 무기인 것 같지만 사실은 적이 쏘는 미사일은 잡고 우리가 쏘는, 내가 쏘는 미사일은 적중을 시킨다 이렇게 보면 굉장히 공격적인 개념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 한국이 아주 큰 전쟁의 한 모서리를 지금 맡게 되었다,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 정관용> 저는 그런데 미국이 진짜 중국을 상대로 군사적 행동까지 하는 상황이라면 그야말로 3차 세계대전이고 지금의 무기체계로 봐서는 거의 인류멸망이 오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저는 그건 미국도 선택지에서 뺐다고 생각되는데 아닌가요?

◆ 김진명> 그런 시각이 틀림없이 있고 분명히 맞죠. 그러나 그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죠. 왜냐하면 이제 미국이 슈퍼초강대국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것은 석유를 비롯해서 이제 세계의 모든 것들이 다 달러로 거래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미국의 군사비는 나머지 2위부터 10위까지 모든 나라의 군사비보다도 더 많은 거예요. 미국이 왜 그렇게 군사에 집중을 하느냐 하면 그 슈퍼초강대국으로서 세계를 장악하는 데서 오는 이익이 굉장히 큽니다.

가장 큰 이익이 뭐냐 하면 달러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거예요. 미국이 지난번에 경제가 계속 어려워져서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로 어마어마한 문제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것들을 다 해결한 것이 결국은 달러 남발이거든요. 양적완화라는 좋은 말로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달러 남발인데. 달러를 마구 찍어낼 수 있는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면 세계를 장악하는 군사력에서 나오거든요.

그러면 미국이 계속 나빠진다. 지금 미국 경제가 이제 단기적으로는 좋아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상품경쟁력에서 많이 떨어져 있거든요.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미국은 적자가 쌓이고 중국은 흑자가 쌓이는데 미국이 여러 방법으로 예를 들면 양적완화라든지 이런 걸 해 나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를 비교해 봤을 때 미국이 중국 경제를 압도하고 이긴다고 보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그랬을 경우에 미국이 군사력을 안 쓸 것이다, 그걸 쓰면 3차 대전이기 때문에 끝이다, 그것은 너무 순진하게 보는 거죠. 그러면 미국이 그 군사력을 아무 데도 쓸 필요가 없고 거기에 이 어마어마한 돈을 들일 필요도 없는 거죠. 그렇게 되면 미국은 미국대로 우리 한국인들이 보는 방식하고 미국인이 보는 방식은 상당히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의 시각으로 미국을 조그마한 범주 안에 넣어서 해석만 하려고 들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큰 미스를 범할 수 있죠.

◇ 정관용> 하긴 꼭 전면전이 아니더라도 군사적 행동단계는 여러 단계가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죠?

◆ 김진명>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아주 조그마한 군사적 돌변사태 하나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기도 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가령 예를 들면 지금 한국과 일본 사이에 독도 문제가 있는데 과거 우리가 못 살던 시대 같으면 독도에 크게 관심을 두지도 않고 일본이 도발을 해도 그런대로 막 먹고 살려고 애를 쓸 거예요.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독도를 일본에 뺏긴다면 나라가 붕괴할 수준으로까지 후퇴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그건 독도가 한일 간에 전면전이 아니라 하더라도 조그마한 군사적 행동 하나가 나라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그런 시대에 지금 우리가 와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그 조그마한 군사적 행동의 장소가 한반도가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거군요?

◆ 김진명> 그게 미국으로서는 굉장히 가능성이 높은 장소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이것이 계속 전 세계를 아주 머리 아프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은 미국이 방향을 잡는 데 따라서 그걸 굉장히 조용히 잠재울 수도 있고 아주 사이좋게 평화로운 길로 갈 수도 있고 미국은 방법이 많거든요.

그러나 계속 그것이 전 세계의 골칫거리로 등장하는 것은 미국에게는 좋은 어떤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또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미국은 매우 안타깝게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이 얘기했듯이 ‘전쟁을 필요로 하는 나라이다’ 그런 부분이 있어요.

◇ 정관용> 미국은 그러니까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보다는 군사적 긴장고조를 오히려 바란다?

◆ 김진명> 워낙 2차 대전 때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렀지 않습니까? 유럽과 태평양. 그 이후로 소련과의 대결에서 굉장히 많은 경제가 군사 쪽으로 가 있는 게 미국이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이 군사산업이 미국에서 대단히 강하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진명> 뭔가 계속 그걸 돌릴 수 있는 그런 상태가 필요한 측면도 있죠.

◇ 정관용> 중국도 우리 김진명 작가께서 인식하는 것처럼 사드를 인식하고 있겠죠? ‘이건 미국이 우리를 겨냥한 첫번째 군사적 도발의 시작이다’라고 인식하고 있겠죠?

◆ 김진명> 그러니까 시진핑을 비롯해서 모든 중국의 지도자들이 틈만 있을 때마다 그 얘기를 하고 한국에 호소를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미 배치가 확정이 됐어요. 그러면 곧바로 우리한테 보복조치가 올까요? 어떻게 보세요?

◆ 김진명> 그렇지는 않을 거로 봅니다. 왜냐하면 중국도 중국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지금 전세계가 보호무역으로 가게 될까봐 그걸 제일 겁을 내거든요. 지금 자유무역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나라가 중국이니까요. 그래서 중국이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한다는 것은 바로 보호무역의 신호탄을 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에게 바로 보복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어떤 조치들을 할까요, 중국은?

◆ 김진명> 이것이 이제 당장 눈에 띄는 가시적 조치가 있기보다는 이번에 사드를 한국이 놓기로 결정함에 따라서 중국이 굉장히 ‘복수를 해야 되겠다’ 이런 것에 불타 있을 거예요. 언젠가 카운트펀치가 날아옵니다. 그런데 중국이 우리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당장 어떤 물리적 조치가 오기 전에 우리에게 심리적 압박을 줄 거예요. ‘중국을 버리고 미국 쪽에 완전히 붙을 것이냐. 아니면 우리 하고 친구관계를 유지할 것이냐. 그것에 대해서 대답을 해라’ 이렇게 나올 공산이 굉장히 커요. 그랬을 때 우리로서는 굉장히 큰 고민에 빠지게 되는 거죠. 국내 갈등이 아주 극에 달하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정책을 결정하는 측에서는 미국 쪽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고 힘이 있고 먹고 사는 문제는 별로 상관하지 않는 층들이 사실 한국의 정치적 결정을 해 나가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참으로.

◇ 정관용> 삶이 어려워지는.

◆ 김진명> 살기가 어려워지죠. 바로 중국이 그렇게 우리에게 선택지를 내놓는 것 자체가 우리 내부에서의 극한 갈등과 대립, 반목을 유발하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죠. 그런 식으로 발전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이번 사드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야 되는 거죠.

◇ 정관용>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합니까? 사드 배치 결정이 그러면 잘못된 거라고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 김진명> 이 사드 배치의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얘기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북한이 대규모 침공을 가해 왔을 때 우리하고 같이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세계에서 미국인데 그 미국이 하자고 하는 것을.

◇ 정관용> 거부할 수 없다?

◆ 김진명> 거부하면서 ‘야, 우리는 사드는 하기 싫다. 그러나 너희는 너희 목숨 바쳐가면서, 돈 바쳐가면서 우리를 끝까지 지켜라’ 이건 얘기가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결정 자체를 썩 잘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언제까지나 피할 수 있는 그런 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서 아주 잘못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죠.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그 과정은 굉장히 잘못됐어요. 지금 그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이 당장 아주 어린 아이도 알 수 있는 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처음에 사드를 소개할 때 사드면 북한 핵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

◇ 정관용> 그랬죠.

◆ 김진명> 이렇게 도입이 됐거든요.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알고 있고요. 만약에 그렇다면 그것이 당연히 서울을 지키는 쪽으로 배치가 되어야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수도권이 빠졌죠, 지금.

◆ 김진명> 우리나라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거의 모든 것이 몰려 있기 때문에 북한 핵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이 당연히 서울과 수도권을 방어하는 것이 돼야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지 않습니까? 거기서 정부가 처음에 얘기한 것하고 이 실제 현실하고 사이에는 상당히 괴리가 있구나 하고 국민들은 느끼고 있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또 하나는 사드가 우리가 필요해서 들여오는 거라면 이미 사드의 모든 성능, 재원, 환경. 전부 우리가 다 알고 있어야 되거든요. 아무 것도 모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 성주 사태가 발생한 거거든요. 그러면 정부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모든 것을 아는 듯이 지금 행동을 해 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국민을 속인 게 아니냐?’ 이런 극단적인 얘기까지 나오는데. 정부가 국민을 속인 건 아니고요. 정부 자체도 모르는 상태에서 끌려가다 보니까 이런 게 생긴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 앞으로가 문제예요.

◇ 정관용>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기서 교훈을 얻어서?

◆ 김진명> 정부는 뭐든지 국민하고 매우 진솔하게 터놓고 얘기를 해야 됩니다. 이미 지금 우리나라가 어떤 사안에서든지 찬성, 반대가 거의 반씩으로 나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 모르게 뭘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불가능한 일이기 이전에 어리석은 일인 거죠.

그래서 모든 것을 국민하고 터놓고 얘기를 하고. 또 모든 최고의 전문가들이 정부에만 있는 게 아니에요. 이미 모든 방향으로 통신이다, 인터넷이다, 정보다 다 열려 있기 때문에 국민 중에도 아주 훌륭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전부가 다 터놓고 논의를 해야 됩니다. 또 왜냐하면 이것이 이제부터 결정 하나하나가 나라의 운명을 크게 바꾸는 매우 중요한 것들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국민과 더 대화하고 민간 전문가의 지혜를 빌려라. 그래서 우리 김진명 작가가 제안하실 것이 혹시 있으세요? 정부는 이렇게 해야 할 것이다.

◆ 김진명> 지금 이제 많은 전문가들이 이 결정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국회에서도.

◇ 정관용> 비준해야 한다고 그러죠.

◆ 김진명> 비준을 해야 된다. 그런데 이제 이게 어떤 면이 있느냐면 일단 정부가 한번 결정을 했기 때문에 그것을 존중해 주는 게 지금은 굉장히 필요해요. 왜냐하면 정부가 결정을 한 것을 내부적으로 다시 뒤집고 하게 되면 우리가 전세계 국제적으로 신뢰도를 완전히 잃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진명> 그렇게 되면 저들이 정부에게 주던 정보도 안 주고 정부조차도 깜깜 모르게 하고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공산이 굉장히 커요. 미국이든 중국이든 러시아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이번에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또 우리로서도 어느 정도의 필요성은 있기 때문에. 사드의 이런 필요성보다도 미국과 같이 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지금 북한이 저렇듯이 핵이다, 화학무기다, 군사행동에 열중하는데 우리가 미국과 떨어진다는 건 제일 바보죠. 또 경제를 위해서도 우리가 미국과 붙어 있어야 그래야 안심이 돼서. 경제란 사실 심리 아닙니까? 그래서 중국을 서럽게 했다고 해서 경제를 잃는다. 이렇게 생각해서는 안 되고요. 미국과 붙어 있는 것이 아주 확고부동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경제에 더 도움이 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하는 것을.

◇ 정관용> 일단 존중하고.

◆ 김진명> 존중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언제나 국가가 정부와 국민이 단결돼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야 되고 다만 이번에 현저히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는 따로 움직여야죠. 국회 같은 경우에는 설사 이것을 비준할 법적 권리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정부가 결정한 것을 무산시키면 안 됩니다. 대신 정부가 잘못한 것을 보정을 하면 되는 거죠.

◇ 정관용> 어떻게 보정할 수 있습니까?

◆ 김진명> 이렇게 할 수 있겠죠. 우선 시기 문제를 정부가 일단 내년 말부터.

◇ 정관용> 가동한다고 그랬어요.

◆ 김진명> 가동. 그렇게 했지만 국회에서 ‘북한 핵의 위협이 더 커졌을 때 그때 하기로 하자’고 결의할 수도 있겠죠. 또 반대로 ‘북한 핵의 위협이 현저히 사라지면, 현저히 줄어들면 그때 사드시스템으로부터 우리가 벗어나자’ 이런 결의도 할 수가 있겠죠.

◇ 정관용> 사드는 철수한다. 북한 핵 위협이 줄어들면 사드는 철수한다.

◆ 김진명> 왜냐하면 미국, 한국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명분이 그거니까요.

◇ 정관용> 또 그거거나 아니면 북한 핵 위기가 더 고조됐을 때 그때 가동한다?

◆ 김진명> 왜냐하면 이 사드는 미국에서 여기까지 가지고 오는 데 이틀밖에 안 걸려요. 그리고 여기 설치하는 데, 실전 배치하는 데 하루밖에 안 걸리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왜 내년 말이라고 했을까요?

◆ 김진명> 그러니까 내년 말에 할 것을 지금 이렇게 선포를 한 것은 이것이 무기적 측면보다는 정치적 측면이다. 이런 얘기죠. 지금 미국 쪽에서는 제가 판단할 때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하나는 미국 국내 사정입니다. 상당히 복잡한 미국 내 사정이 있을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우리 한국의 사정입니다. 이것이 진보좌파 정부가 되면 사드를 놓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또 박근혜 정부가 레임덕에 들어가면 또 저항이 어려울 것이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밖에 없다.

◆ 김진명> 그래서 지금. 제가 소설에서 ‘박근혜가 있는 지금이다’ 이런 표현을 썼는데요. 그런 우리 국내적 상황을 보면 그런 면이 있죠.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선언을 하고 바로 갖고 와서 3일 후 가동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 김진명> 그렇게 해도 되죠. 그러나 이 사드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굉장히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무기 자체가 완벽하지는 않아요. 지금 국방부에서는 잘 모르고 계속 열 몇 번 명중 시험에 다 성공을 했다고 하는데 명중을 실전 상황같이 어려운 상황을 놓고 명중훈련을 해야 되는데 아주 낮은 단계의 명중실험을 하면 별 의미가 없겠죠. 사드의 성능에 대해서는 우리도 여기에 보면 이런 저런 전문가들이 나와서 자꾸 얘기를 하는데 그건 좀 삼가고 미국 쪽의 연구를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 정관용> 미국 연구는 결론이 뭐예요? 아직 불완전하다?

◆ 김진명> 미국 국방부 미사일국장이 그 분야의 최고 전문, 최고 결정권자죠.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느냐면 ‘사드는 열 차례의 시험에서 다 명중을 시켰지만 그러나 완전한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지금 할 것은 이런 저런 전문가들이 나와서 미국 사드를 만드는 회사, 록히드마틴의 브로슈어를 가지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왜 미국 미사일 국장이 그런 얘기를 했느냐. 그것에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서 거기에서 우리가 답을 얻어야죠.

◇ 정관용> 그런 불완전성 등등을 보완하고 개선하고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

◆ 김진명> 시간이, MD 자체가 사드도 사드 혼자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 정관용> 다른 체계와 연동해야 되고.

◆ 김진명>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지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내후년에 되지만 정치적 이유로.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선포한 것이고.

◆ 김진명> 네.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국회에서 이 시기를 좀 더 늦추거나 아니면 북한 핵 위협이.

◆ 김진명> 북한 핵하고 연동을 시켜야죠.

◇ 정관용> 연동을 시키는 그런 결의를 하는 것이 보완장치가 될 것이다. 오늘 일단 여기까지 말씀을 듣고요. 김진명 작가의 2년 전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내다보셨던 것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지금 말씀하신 제안, 보완장치를 우리 국회와 정치권이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 김진명> 이게 사드가 우리 국내에서는 지금 성주 사태로 번졌는데요.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가 주인이 못 된 상황에서 우리 우방인 미국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서 우리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빨리 선포를 하고 하다 보니까 성주 군민들의 반발이 일어난 거거든요.

원래는 이런 것은 우리 정부가 일을 처리한 방식이 뭐냐 하면 미리 고지를 하고 ‘이런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지역민들 의견은 어떻습니까?’ 해왔던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걸 급히 쫓겨서 그걸 못한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소요사태가 일어났으니만큼 이것을 정부와 국민의 대립이다. 수사, 경찰 수사로 지금 압박하고. 이러기보다는 물론 총리가 거기에서 봉변을 당해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러나 그 원인을 정부가 매우 크게 제공했다라는 점에서는 성주 군민들이 고향을 지키고 살겠다는 그런 소박한 마음에서 일어난 뜻밖의 소요이니만큼 우리가 이것을 화합 차원에서. 지금 다행스럽게 성주군 회장도 ‘예기치 않게 그런 일이 일어났고 우리 모두 안타깝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절대 없을 것이다’라고 얘기하고 있고 또 우리 대통령도 ‘이해하고 화해하고 협력하는 쪽으로 나가야 됩니다’ 하고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이 경찰 수사를 아주 압박해서 사법처리를 하고 이것보다는 지금 우리가 다 몰랐던 일이고 우리 우방과의 신의를 지키고 하기 위해서 일어난 일이니만큼 이것을 다 우리가 교훈을 얻고 화해하는 차원으로 발전적으로 풀어나가야 되겠죠.

◇ 정관용> 그 대목도 우리 정부와 경찰이 잘 수용하는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진명> 네.

◇ 정관용> 소설가 김진명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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