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는 "오랜만에 다들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삿말로 시작한다. 작성자 A 씨는 자신을 약 30년동안 성주에서 지낸 '성주 청년'이라고 소개한 후 "내년도 최저임금이 6470원이 되고, 뉴스는 온갖 불황과 잦은 범죄 뉴스로 도배되었으며, 비리와 갑질로 서로를 불신하는 이 사회 속에서 여러분은 '정말'로 안녕하냐"고 말을 잇는다.
A 씨는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사드 배치 문제로 안녕하지 못하다"며 두 가지의 항목을 들어 성주 청년으로서 그렇게 느끼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드로 안녕하지 못하다"며 "미리 앞서 성주 사드 배치 철회가 아닌 대한민국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한다"고 말해 사드 배치 반대 의사가 지역감정에 치우친 주장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사드의 실효성과 필요성이 무엇이냐"며 "군민들이 던지는 물병과 계란도 황교안 총리를 둘러싼 경호원들이 막지 못했다. 북한의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사드 한 대로 막을 수 없다"고 적었다.
A 씨는 "400개의 무수단 미사일과 재장전에 30분 걸리는 48개의 미사일"이 제대로 된 비교 대상인지 의문을 표한 후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미국'이라 안녕하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시선에서 안녕하지 못하다"며 두 번째 이유를 언급했다. 이어 "그렇게 중요한 일을 이렇게 처리하냐. 일본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협의를 시작해 이듬해 2, 3월 환경조사를 하고 3월부터 15차례나 주민설명회가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A 씨는 " 7개월간 공식작업을 미루고 주민 설득작업을 한 일본과 달리 우리 정부는 7월 8일 배치 결정을 미군과 공동 발표했고, 11일 성주를 후보지 삼았으며, 12일 오후 3시엔 성주군에 미리 통보한 바 없이 확정 발표를 했다"고 분개했다.
그는 "(일부 책임자는) 상주와 성주도 구별 못한다. 성주는 와보지도 않고 정부가 실시하면 설명 없이도 찬성한다는 개돼지 인식. 정확한 정보는 주지 않고 질문에 대해 '무의미한 정쟁'을 하지 말라는 일방통행 국정운영"이라고 꼬집으며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결사 반대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대자보를 두고 대구경북 지역지 '뉴스민'은 20대 이 모 씨, 박 모 씨가 속상한 마음에 17일 오전 작성해 붙였다고 이날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이 대자보는 성주군 성주읍 성주시외버스터미널, 성주 성밖숲 등 6곳에 붙었다.
이에 대해 성밖숲 관계자는 1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자보를 보긴 봤으나 성주에 지금 그런 게 워낙 많아 별로 눈에 띄는 사항은 아니"라며 "내가 떼어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역 사회 자체가…. 여기 와보면 성밖숲 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 대자보 같은 게 많다. 그런데…. 지금 말한 그 대자보는 종이 재질이라 현재는 아마 떨어진 걸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