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은 고속버스…처참했던 봉평터널 사고 순간

"사고 직전에 차선을 변경해서 살았다."

17일 오후 5시 54분께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봉평 터널 입구에서 발생한 6중 추돌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한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 모습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은 18일 오전 삭제돼 볼 수 없는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재됐던 이 영상은 사고를 간발의 차이로 피한 운전자의 블랙박스에 담긴 것이다.


운전자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봉평터널 입구에는 차량들이 정차해 있었고, 이를 뒤이어 오던 빨간색 고속버스는 이를 보지 못한듯 전혀 속도를 늦추지 않은채 그대로 승용차들을 연달아 들이받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블랙박스 영상 캡처)
버스가 가장 먼저 추돌한 승용차는 종잇장처럼 짖이겨져 버스 아래로 깔려 들어갔으며, 이 무서운 질주는 연이어 다섯 대를 더 들이받은 이후에야 멈췄다.

운전자는 사고 당시에 현장을 설명하며 "내 뒤에 바로 따라 오던 버스가 사고를 냈다. 나와 내 가족은 사고 직전 차선 변경을 해 이렇게 살아남았다. 만약 차선을 바꾸지 않고 정체 중이었던 차 뒤로 정차했더라면…. 지금 생각해도 온 몸의 털이 곤두선다"고 가시지 않은 충격을 토로했다.

버스가 처음 들이받은 K5 승용차에는 20대 남성 운전자 1명과 여성 4명이 탑승했다. 여성 4명은 사망했고, 운전자는 부상이 심해 원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이들은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차량으로 강릉 피서를 즐기고 돌아오던 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가던 아우디·그랜저·SM5·BMW 등 승용차 4대에 타고 있던 운전자 등 16명도 다쳤다. 관광버스에는 23명이 타고 있었으나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는 버스가 승용차 등을 뒤늦게 발견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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