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신간 '지금이니까 인도, 지금이라서 훈자' 등 2권

'꿈속에서도라도 꼭 한번 살고 싶은 곳'

여행 작가 박민우의 네번째 여행 에세이 '지금이니까 인도, 지금이라서 훈자'가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인도, 그리고 파키스탄이다. 소똥과 태울 듯 맹렬한 더위와 사기꾼이 득실거리는 인도와 어디에 있는지조차 갸우뚱하게 만드는 파키스탄은 호불호가 분명한 여행지일 것이다. 가는 곳마다 릭샤왈라가 들러붙고, “사기꾼 없는 나라가 어디 있어? 사기당하는 사람이 바보지!”라며 피해자를 몰아세우는 인도, 승객보다 더 많은 짐을 지붕 위에 싣고 7천 미터 벼랑길을 달리는 훈자행 버스. 기도 안 차는 고생담이 본문에 가득하다. 그러나 그 고생담은 “여행의 순간을 묘사하는 그의 표현은 지나칠 정도로 디테일하고 생생해 이내 그 여행지로 빨려드는 듯한, 체험에 가까운 일이 벌어진다”는 태원준 작가의 서평처럼 독자를 꼼짝달싹할 수 없게 옭아맨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우리에게 위로와 생각거리를 듬뿍 안겨준다. 거리에는 소똥이 질척거리고, 식당 바닥에선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고, 엉덩이를 까고 길바닥에서 똥을 누는 세상에서 가식 없는 진짜 삶과 맞닥뜨리게 된다. 사기꾼이 두더지 굴의 두더지만큼이나 흔한 인도지만, 무릎도 여물지 않은 아이들이 더 어린 동생을 꼭 좀 찍어달라며 길거리 사진사에게 애원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리조트가 들어서야 할 천국 풍경의 훈자에선 3천 원(1박)에 옆 숙소의 여행자를 뺏어가려는 할아버지가 쓸쓸히 늙어가고 있다.

행복은 절대적이어야 한다. 더 가난한 자, 더 불행한 자, 더 못난 자를 보며 위로받는다면 그 행복감은 위태로울 것이다. 박민우는 더 가난해서, 더 불행해서, 더 못나서 독자에게 위로를 전하는 척한다.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못남과 불행을 까놓고 이죽거리는 영악함이 숨어 있다. 그가 지옥으로 묘사하는 순간은 우리가 모든 걸 걸었던 절망의 ‘그때’이며, 추하게 아등바등했던 잊고 싶은 ‘그때’이기도 하다.


박민우 지음/ 플럼북스 /496쪽/ 18,000원

신간 '꿈속에서라도 꼭 한번 살고 싶은 곳'은 저자 신정일이 30여 년 동안 전국을 걸어 다니며 살펴보고 가려 뽑은 우리나라 최고의 마을 41곳 이야기를 담았다.

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가장 그리워하는 곳은 역설적이게도 도시화한 문명 속이 아니라 자연의 품 안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면서도 가장 참혹하게 자신의 터전인 자연을 파괴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옛사람들은 밭을 일구거나 길을 내거나 집 한 채를 짓더라도 자연의 형상과 순리에 따랐다. 더구나 사람과 사람이 모여 일가를 이루고 마을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먹고사는 데 필요한 자리뿐만이 아니라 산자락과 강줄기와 햇볕과 그늘의 위치까지도 마음에 두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삶터는 어떠한가? 산업화와 도시화와 부동산 투기에 찌든 옛 마을들은 이미 마음의 고향으로서 모습을 잃은 지 오래고, 고유의 전통과 풍습과 따뜻한 인심을 간직한 마을 또한 점점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근래에 이르러서는 다시금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후를 편안한 곳에서 마치고 싶은 사람들도 많지만 자라나는 아이들과 후세들을 위하여 땀 흘리고 소요하며 살고 싶은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단지 하루나 이틀 머물다 떠나는 곳이 아닌, 평생을 자연과 더불어 이웃과 더불어 살고 싶은 곳. 우리나라 안에서 그런 곳이 있다면 과연 어디일까?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원초적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살아생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꿈속에서라도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곳을 찾아 수십 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헤매고 다닌 저자가 전국의 41곳의 마을 가려서 옛사람들의 흔적과 사상과 역사의 궤적까지 오롯하게 담아 적은 것이다.

신정일 지음/소울앤북/368쪽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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