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진 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한장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지난 15일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진 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검사장의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8년 슬롯머신 사건으로 이건개 전 검사장이 구속된 적 있지만 소환조사 전날 사표를 내 바로 수리됐다.
이듬해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으로 검찰 수사망에 올랐던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도 사표 수리 후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지난 2005년 대학 동창인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으로부터 4억 2500만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진 검사장은 이 돈으로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들인 뒤 이듬해 넥슨 측에 이를 되판 돈으로 다시 넥슨재팬 주식 8500여주(8억 5000만원 상당)를 매입했다.
당시 이 주식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넥슨 주식을 모두 처분한 진 검사장은 12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대박을 쳤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받은 4억 2500만원과 넥슨재팬 주식을 뇌물로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부당하게 얻은 120억여원의 시세차익까지 모조리 몰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지난 2008년 김 회장으로부터 받은 처남 명의 제네시스 차량까지 모두 하나의 뇌물로 보는 포괄일죄를 적용했다.
이럴 경우 맨 마지막에 이뤄진 범죄를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판단하는 만큼, 당초 2005년 넥슨 주식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발생하는 공소시효(10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한진그룹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한진으로부터 처남 회사에 일감몰아주기를 받은 부분 역시 뇌물로 판단했다.
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대검찰청으로부터 내려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탈세 의혹을 내사했다가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진 검사장은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자신의 처남 강모(46)씨의 청소용역업체에 100억원대에 달하는 한진그룹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14일 서용원 한진 대표이사 사장을 불러 조사하면서 이같은 의혹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120억원의 시세차익 뿐 아니라 100억대 일감몰아주기 등 전 검사장의 혐의에 적용된 뇌물액수로 산정하면 역대 검사가 받은 뇌물수수액으로 최대치다.
검찰은 지난 12일 진 검사장 자택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처남 강씨의 회사도 함께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처럼 사건이 백화점식 비리 사건으로 비화되는 가운데, 검찰이 진 검사장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향후 수사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진 검사장을 상대로 김정주 회장으로부터 받은 또다른 뇌물이 있는지 여부와 제네시스 외에 고급 외제차인 벤츠 수수 등 다른 의혹들도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진 검사장이 보안업체 P사의 주식을 친인척 명의로 차명소유했다가 지난해 처분해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