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야권 3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고용노동부의 노동개혁 홍보비 지출 책임자 징계와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의 내용을 담은 결산안을 단독 처리하자, 새누리당이 의사일정 전면 거부하면서 파행이 시작됐다.
야당 위원들은 지난해 지출된 고용노동부 예비비 53억원이 정부의 노동개혁 홍보비로 지출됐다는 점과 배정도 전에 집행됐다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 책임자 징계와 감사청구를 요구했지만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하자 표결로 처리를 강행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5일 야당 단독 처리에 유감을 표하며 "야당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모든 상임위 일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표결 처리에 대해 사전에 여야 간사 간 어떤 협의도 없었다"며 "이는 총선 민의인 협치를 조롱한 폭거이자 국회 선진화법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환노위원들과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우리 당 환노위원 전원이 사퇴하겠다"고 압박했다.
여당 반발이 거세지자 홍 위원장은 유감을 표명했다.
홍 위원장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제 상임위원회에서 예비비 승인에 관한 건을 논의하다가 표결 처리하게 됐다"며 "상임위를 원활하게 이끌고 마무리 져야 하는데 원만하게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상임위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를 여당에서는 부족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더 고통받는 비정규직 비정규직이나 노동 현장의 문제들을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는데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위원장직 사퇴 요구에 대해 "국민께서 판단해 주실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고, 사과가 없으면 파행이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에 대해선 "여기서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라며 "새누리당에서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홍 위원장의 유감표명에 즉각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독단적 폭거를 자행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위원장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홍 위원장의 입장 표명은 도대체 사과인지 변명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회 질서를 문란하게 한 당사자는 공개적으로, 그리고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홍 위원장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홍 위원장의 유감표명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국회 공전이 단시간 내에 끝나지 않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