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이 되는 AIIB 부총재에 특정인이 내정돼 한국이 부총재 자리를 상실하게 된다는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AIIB는 특정인을 내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해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관련한 보도로 논란이 일자, "홍기택 부총재는 AIIB와 협의해 본인이 일신상의 사유로 휴직을 신청했다"며 "정부는 홍 부총재의 휴직과 관련해 AIIB측과 사전에 전혀 협의하지 않았고, 휴직을 권유한 적도 없다"고 15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휴직계 제출 이후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재는 지난달 23일 AIIB에 휴직계를 제출했다. AIIB는 "홍 부총재가 본인의 요구에 의해 일신상의 사유로 휴직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다음날인 24일 AIIB 이사회에 휴직 사실이 보고됐고, 25일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진뤼친 AIIB총재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홍 부총재의 휴직사실을 알게 됐다. 기재부는 "공식적으로 AIIB가 발표하기 전까지 밝힐 수 없었다"며, 연차총회 이후 휴직 사실에 대해 함구한 이유도 해명했다.
이후 AIIB는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홍 부총재의 휴직사실을 발표하게 되고, 이후 이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게 된다. 유 부총리는 휴직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에서 후임 부총재를 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달 8일 AIIB는 홍 부총재가 맡고 있는 투자위험관리책임자(CRO) 직위를 국장급으로 강등하고, 대신 재무국장을 부총재 급인 재무관리책임자(CFO)로 격상해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AIIB에 4조35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어렵사리 차지한 부총재 자리를 단 번에 날려버리게 된 것.
일부 매체에서는 정부가 AIIB 고위관계자와의 다자간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이미 CRO부총재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신임 CFO부총재는 프랑스 몫으로 내정돼 있다고 보도해, 정부가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해서도 "AIIB는 부총재 선발은 투명하게 진행하며, 사전적으로 특정인을 정해놓지 않았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알려왔으며, 정부는 부총재를 비롯한 국장급 채용 인선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인사가 진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일부 보도에서 지목된 것처럼 CFO 부총재 자리가 프랑스 몫으로 돌아갈 경우, 정부가 부적절한 인사를 추천해 결국 부총재 자리를 잃고 사후 대처에도 미흡했다는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