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상북도 지역지 경북일보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선영(先塋)이 있는 경북 성주군 성원 1, 2리는 고령 박 씨 집성촌으로 현재 9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고량 박 씨 직강공파 30세손이다.
주민들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선 당시 성원을 보내며 당선에 힘을 보탰고 박 대통령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왔는데, 사드 배치 확정 후 이들은 성원 1리 마을회관에 걸린 사진도 내리겠다며 원망을 표시했다.
그런데 14일 오후 한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면 사진을 떼어내겠다는 주민들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성주 근황'이라는 제목의 이 게시물에는 벽에 걸려 있던 대통령 현수막이 갈색 바닥 타일 위 쓰레기통 옆에 버려진 사진이 첨부돼있다.
당초 마을회관에 걸려있던 박근혜 대통령 사진은 지금보다 젊은 시절 촬영한 것으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에 이어 그의 하나의 상징이 되어버린 헤어스타일도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성원 1리 주민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진을 버렸다고 하기까지는 뭐하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이곳저곳에서 촬영 오고 하니까 어른들이 대통령 사진을 떼어버린 모양이다. 박 대통령 집안 어른들이 선영 관리하고 대통령 하는 일들을 다 찬성만 하며 응원했는데…. 동네 민심이 그런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성주 배치를 이해해달라는 기사만 내고 그러는 걸 보면 자기 조상 묘를 여기 가진 분이, 자기 조상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가 대통령 사진 굳이 걸어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주군청 관계자는 "마을회관 사진이 떼어진 것 까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런 행동이 있었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라며 "주민들이 많이 화가 나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군청 앞마당에 모여 매일 시위를 이어갈 정도다"라고 전했다.
이어 "군수님이 단식농성도 하고 있고, 어제 혈서도 쓰고. 아들을 데리고 나와 시위를 하는 젊은 어머니도 있다"며 "그 정도로 주민들이 많이 흥분돼 있고, 이런 격앙된 상태는 우리가 관에서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