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김정주 "자금 그냥 줬다"…15시간 조사 후 귀가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 사건에 연루된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이 1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진경준(49)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 의혹에 연루된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이 15시간여 동안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14일 귀가했다.


전날 오후 4시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김 회장은 15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후 이날 오전 7시쯤 차량을 이용해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김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2005년 진 검사장에게 주식 매입자금 4억 2500만원을 무상으로 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김 회장의 진술이 검찰이 그간 조사해온 사실관계와 부합하다고 보고, 이날 오전 10시 진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하기로 했다.

진 검사장은 김 회장이 소환 조사를 받는 도중에 자신의 주식 관련 의혹을 일부 시인하는 내용의 '자수서'를 검찰에 제출했지만, 검찰은 진 검사장이 혐의를 인정하는 내용은 아니라고 전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을 상대로 주식 매입 경위와 말바꾸기 의혹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 2500만원을 받아 이모씨에게서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진 검사장은 지난 3월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고 해명했다가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당시에는 "처가에서 빌린 돈"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후 진 검사장과 넥슨 측은 돈의 출처가 넥슨의 대여자금이라고 밝히면서, 진 검사장이 곧바로 돈을 갚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의 말바꾸기 정황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김 회장을 상대로 진 검사장에게 넥슨 자금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주식 매입을 주선한 경위를 캐묻는 등 대가성 여부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벌였다.

앞서 김 회장은 검찰청사로 들어서면서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과정에 개입하고, 고급 차량을 제공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끝까지 조사받겠다"고 덧붙였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넥슨 주식을 모두 처분해 12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주식 대박'을 쳤다.

검찰은 이날 진 검사장을 소환해 넥슨 주식 매입 경위와 대가성을 캐묻는 한편, 넥슨으로부터 고가의 차량을 제공 받은 의혹, 처남의 신생 청소용역 업체가 대기업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수주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맡고 있을 때 넥슨 관련 수사나 대기업 내사를 무마해준 대가로 특혜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수뢰 후 부정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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