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포켓 몬스터 증강 현실 게임을 개발한 나이앤틱을 1년 전 분사시킨 것을 놓고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리코드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Moby Dick)에 비유해 쓴 글이다.
나이앤틱은 지난 2010년 구글의 사내 벤처 가운데 하나로 출범했다. '구글의 매핑 기술을 최고로 활용한 어떤 것을 개발하자'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실제로 이들은 구글의 위치정보 서비스를 이용한 증강 현실 게임인 '잉그레스'를 개발해 히트시킨 바 있다.
하지만 구글은 지난해 지주회사인 알파벳 체제로 전환하기 직전 나이앤틱을 분사시켰다.
당시 구글은 성명을 통해 "나이앤틱은 독립회사로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투자자와 파트너들과 좀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코드는 구글의 발표 내용 가운데 '투자자와 파트너', 특히 파트너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라는 대목에 방점을 뒀다.
나이앤틱과 포켓몬고 개발 계약을 추진 중이던 닌텐도는 나이앤틱이 구글의 계열회사가 아닌 독립된 회사이기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글은 나이앤틱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았다. 분사 직후 나이앤틱에 3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리코드는 구글이 이 투자금을 통해 어느 정도 이익을 얻을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다고 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 스토어에서 100원의 포켓몬고 매출이 생길 때마다 30원은 애플이 가져가고, 30은 나이앤틱이, 나머지 30은 포켓몬 컴퍼니에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10은 닌텐도의 몫이다. 닌텐도는 포켓몬 컴퍼니의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다. 포켓몬고를 즐기는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애플은 게임개발자인 닌텐도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포켓몬고 사용자의 대부분이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적인 승자는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매출을 올리면서 나이앤틱에 3천만 달러를 투자한 구글이 될 수도 있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그러나 리코드의 해석은 좀 다르다.
구글은 나이앤틱에 대한 투자와 구글맵 사용 등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구글이 진정 바라는 바는 아니라는 것이다. 구글은 벤처 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보다는 하나의 기업 밑에 개성이 뚜렷한 회사와 문화가 존재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구글로부터 독립했기 때문에 나이앤틱이 대박을 거둔 것이라면 이는 구글로서는 걱정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리코드는 해석했다.
구글이 지주회사인 알파벳 모델을 만든 것은 스타트업을 만들고 키우고 성공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모든 일이 자신들의 지붕 아래서 일어나길 원하고 있는데, 나이앤틱이 그 예외를 만들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