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서·화형식까지 등장' 사드배치 반대 성주군민 '분노'

경북 성주군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배치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주군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성주읍 성밖숲에서 군민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궐기대회를 열었다.

이같은 숫자는 당초 예정된 2천여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주민들의 격앙된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는 사드가 배치될 경우 전체 군민 60%가 참외 농사를 짓는 성주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궐기대회에서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화형식에 이어 김항곤 성주군수 등 10여 명이 혈서를 쓰며 사드 배치 반대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김 군수와 배재만 군의회 의장, 이재복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12일 오후부터 군청 현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가 궐기대회에 참석했다.

김 군수는 CBS와 전화 통화에서 "주민이 적다는 이유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으로 1명이나 100명이나 다 같이 귀중한 생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대책위는 궐기대회이후 군민 200여은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국방부를 찾아가 혈서와 반대서명서를 전달한다.

성주군은 당초 이날 오후 1시 30분 국방부 관계자가 사드 배치를 설명하러 성주에 오겠다고 했으나 발표를 앞둔 시점에 형식을 갖추려는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면담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 결사 반대 혈서(사진=성주군 제공)

정부의 사드배치에 대한 반발은 성주군청 홈페이지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주민 배 모 씨는 "사드 배치를 반대가 님비현상일지 모르지만 성주군의 인구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주민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 사람을 분노하게 만든다"고 성토했다.

주민 배 씨는 " 성주 출신이나 가까운 대구와 구미에 사는 분들이라도 함께 힘을 모아 사드배치 반대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은 "인구 밀집도가 낮은 것이 가장 큰 결정적 요인임에 울분이 치솟는다. 사람의 삶의 질은 달라도 목숨의 무게는 같고, 100만명이 살아도 그 속에 나는 단 한 명이기 때문에 나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김 모 씨는 "주민이 원치 않는데 설득하려하지 말고 정부가 재고하든가 수도권방어용이니 수도권에 지으라"며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오후 3시 사드 배치 예정지를 공식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