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 "한국지엠 정규직, 이번엔 얼마에 파나요?" (계속) |
“정규직 채용과정은 부패로 얼룩졌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부패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한국지엠 내부 분위기가 우리를 더욱 절망케 합니다.”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 신현창 지회장(42)은 지난 11일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부평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정규직 채용과정에 검은 뒷돈이 오간다는 소문이 돈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 지회장은 “생산라인에서는 ‘누가 정규직이 되기 위해 얼마를 썼다더라.’와 같은 소문이 2008년부터 나왔다”며 “또 2013년쯤 되니까 ‘정규직 브로커가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생산직에서 정년퇴직자나 희망퇴직자들이 생길 경우, 1차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 직원을 노조 등의 추천에 따라 한국지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발탁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된 발탁채용으로 지금까지 약 2,500여 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2013년 이후부터는 채용인원이 1년에 50여 명 안팎으로 크게 줄어들면서 ‘정규직’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졌다.
이 과정에 전직 노조 간부나 회사 간부, 사내하청업체 관계자들이 결탁해 ‘정규직 채용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그동안 한국지엠 안팎에서는 끊이질 않았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에도 40여 명의 정규직 직원을 발탁채용 방식으로 뽑았다.
이 시기를 전후해 한국지엠 노조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발탁채용’ 비리를 고발하는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왔다.
“한국지엠은 정말 백(인맥)이 없으면 100년이 흘러도 정규직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글쓴이 1도급/2016.1.20.)
“정규직을 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정말인가요? 이번엔 얼마에 파나요? 궁금하네요.” (서러워/2016.1.21.)
“백 없고 돈줄 없는 사람들은 이력서 쓰지 마시길. 시간 낭비고 괜히 자존심만 상할 뿐이고….” (권리/2016.4.13.)
“돈 없고 백 없어서 언제 잘릴지 모르면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이번 채용에서 1/4, 1/5 아니 1/10 정도라도 공정히 뽑아주시면 안 될까요?” (제발부탁요/2016.4.13.)
“지금 현장조합원들은 이야기한다. 비정규직 1차 도급도 아무나 못 들어온다고 하고 노사협력팀과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리를 오래전부터 듣고 있었다고 한다.” (양심세력 조직은…/2016.5.27.)
한국지엠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처럼 발탁채용의 공정성에 대해 매우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와 부평비정규직지회가 최근 공동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71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발탁채용의 공정성에 대해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비율이 55.6%에 달했다.
또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는 답변도 20.5%로 나타나 전체 응답자의 76.4%가 ‘발탁채용’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어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은 20.6%였으며 신뢰한다는 답변은 3.2%(매우 신뢰 0.8%, 신뢰 2.2%)로 매우 낮았다.
현재 발탁채용 기준 중 가장 우선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인맥’이라고 답한 비율이 72.0%로 가장 높았다.
특히 ‘돈(소개료)’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13.2%로 조사돼 ‘정규직 채용장사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반면 우수한 사원이 발탁 채용된다는 답변은 6.0%에 그쳤다.
실제로 인천지검은 지난 8일 비정규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과정에 개입해 금품을 챙긴 혐의로 한국지엠 전 노조(20대·23대) 간부와 대의원 등 사내 브로커 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이 취업 알선 대가로 취업자들로부터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내 브로커들이 수수한 금품 가운데 일부는 회사 윗선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맥’과 ‘돈’을 앞세운 발탁채용 관행에 대해 그동안 한국지엠 내부에서는 공개적인 비판보다는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는 것이 부평비정규직지회의 진단이다.
우선 상당수 노조 간부와 회사 임원, 사내하청업체 관계자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자녀나 친·인척을 정규직으로 입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열악한 임금과 처우로 인해 검은돈(소개료)를 내고서라도 정규직으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등에 따르면, 15년 차 정규직 노동자들은 잔업과 특근을 하지 않을 경우, 연봉이 약 7,000만 원가량 된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약 3,000만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심한 임금 격차에다 ‘고용불안’과 ‘노동강도’ 등의 요인까지 겹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정규직이 되고 싶다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신 지회장은 “일부 비정규직들 사이에서는 검은 뒷돈을 일종의 ‘투자’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면서 “비리의 온상이 된 발탁채용 제도 자체가 없어져야 정규직 채용과정에 공정성을 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이 두 차례나 ‘한국지엠이 불법적으로 파견노동자를 사용한다’고 판단했다”면서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 비정규직의 단계적인 정규직화로 채용비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의 호소
발탁채용 관련[지부장님께] 간곡히 부탁합니다. |
글쓴이 : 제발부탁요 날짜 : 2016-04-13 (수) 19:13 조회 : 1609 010-****-**** 발탁채용 공고를 보고 이번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늘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네요. 작성하면서도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서럽고 그러네요. 돈 없고 빽 없어서 언제 잘릴지 모르면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발탁채용 공고 보고 대부분 아예 포기하거나 아니면 저처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류준비 하는 분들. 채용공고 나오면 오히려 마음만 심난하네요. 지부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채용에서 1/4, 1/5 아니 1/10 정도라도 공정히 뽑아 주시면 안 될까요??? 왜 사람들이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까요? 지금껏 공정한 채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여태 그래왔으니까 이번에도 그래야한다? 관습처럼 당연히 여겨야 하는 건가요? 노동운동 하시는 분들이 왜 현실에선 다르게 보일까요? 저만의 착각일까요? 이번엔 다르겠지 하면서도 빽있는 사람들 움직이고 말하는거 보면 이미 채용된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괜히 이력서 쓰고 면접보고 하면서 그들의 들러리나 서게 되는건 아닌지 서럽기만 하네요. 한국GM의 미래를 위해서 생각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합류해서 함께 일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한국GM 내부에서도 공정하지 못하고 그러는데 밖에서 정부가 하는 일만 부당하게 느껴지시는 건가요? 자신이 떳떳해야 남에게도 떳떳이 요구하는 거 아닌가요? 죄송합니다. 지금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괜한 기대를 하고 또 실망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번엔 좀 다르겠지 하면서 작은 희망이라도 갖는 내가 바보인건지 너무 답답해서 두서없이 글 남겨 봅니다. 혹시라도 채용에 관련 있는 분들이 보시게 되면 한번만, 부디 한번만이라도 공정한 채용 생각해 주시면 안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