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에 이어 영국 역사상 두번째 여성 총리가 되는 메이 신임 총리 내정자는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따른 EU와의 협상에 나서게 된다.
영국의 총리 후보 결정은 11일 메이와 집권 보수당의 대표 경선에 나섰던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이 사퇴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레드섬 차관은 런던의 자택앞에서 성명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이 긴급히 요청된다. 9주간에 걸친 대표 경선은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우리는 가능한 빨리 새로운 총리를 선출해야 한다”며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녀는 자신이 당수로 선출돼 총리가 되더라도 보수당 의원들의 지지가 “강력하고 안정적인 정부를 이끌기에 충분치 않다”며 “테레사 메이 장관이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또 “테레사 메이 장관이 성공하기 바라며 그녀를 전폭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레드섬 차관은 앞서 보수당 하원의원들의 투표에서 메이 장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결선에 올랐으나 최근 “아이가 있는 내가 아이가 없는 메이 후보보다 국가 경영에 나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뒤 사과했다.
캐머런 총리는 레드섬 후보의 선언 직후 "오는 13일 저녁 새 총리를 맞게 될 것"이라며 메이의 차기 총리 취임을 확인했다.
이어 경선 일정을 정한 보수당 원로그룹 '1922 위원회' 그래엄 브래드 위원장은 위원회가 메이의 대표 지명에 동의했다면서 메이가 "즉각적인 발효와 함께" 대표로 선출됐음을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차기 대표는 자동으로 총리에 오른다.
애초 차기 총리는 약 15만명의 당원들이 두 후보를 놓고 오는 9월8일까지 우편투표를 벌인 뒤 이튿날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레드섬 후보의 경선 포기로 일정이 2개월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다.
새 총리에 오를 메이 장관은 올해 59세로 5선의 중진이며 야당 시절인 1998년 이래 예비내각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2년에는 보수당 최초의 여성 당 의장에 임명되기도 됐다.
2010년 보수당 정부 출범 이래 까다로운 자리로 평가받는 내무장관에 기용된 뒤 최장수를 기록하고 있다.
'제2의 대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는 메이는 가장 완고하면서도 가장 기민한 하원의원으로 여겨진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이민·치안·안보와 관련해서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메이는 "대표로 선택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피력한 뒤 "EU를 떠나면서 최선의 합의를 협상하고 세계에서 영국의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 우리는 잘해낼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경선 과정에서 올해 안에는 EU 탈퇴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의 탈퇴 협상에 대한 입장은 이민 억제를 위한 사람 이동의 자유를 부분 제한하고 동시에 EU 단일시장 접근 지위의 일부분을 유지하는 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 남부의 이스본에서 성공회 목사의 외동딸로 태어난 메이는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12년간 일하는 동안 런던 한 기초의원을 지냈고, 1997년 런던 서부의 버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당선돼 중앙정계에 입문했다.
옥스퍼드대 시절 만난 금융인과 결혼해 35년째 살고 있으며 자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