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국민의당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검찰이 현역 의원을 상대로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의혹 초기 ‘무혐의’를 자신하며 검찰에 각을 세우다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이 구속된 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에는 몸을 낮추곤 수세모드를 취해왔다.
하지만 검찰이 두 의원에 대해 청구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이 두 의원에 대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방어모드를 취해오던 국민의당은 지난 8일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직후부터 검찰의 고강도 수사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바 있다.
국민의당은 공식적으로는 "사법부가 구속영장 발부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판단해 달라"고 발표하면서도 "계속 저희가 협조적으로 (검찰) 조사에 응했는데 구속영장까지 청구되는 게 맞냐는 의견도 있었다(김경록 대변인)"며 당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이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기점으로 이번 사건을 ‘검찰의 야당 탄압’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이 총선 과정에서 선거운동 동영상을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이 "선관위가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은 이런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1일 "선관위가 혐의를 축소해 보도자료를 냈고, 국민의당 (홍보비 의혹) 보도자료는 오전 9시 30분에 배포했으나 새누리당 관련 보도자료는 (온라인 언론 등의 마감시간이 지난) 오후 6시 30분에 배포한 것 자체가 신종 보도지침"이라며 야당탄압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당은 선관위의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 소집도 추진할 계획이다.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거나 불구속 기소를 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두 의원에 대한 당의 입장은 유지될 방침이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두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뤄지기 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미 결정된 것(기소 시 당원권 정지)을 뒤집을 생각 없다. 원칙대로 가는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