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서 위기를 극복할 희망의 전기가 필요하다"면서 광복절 특사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대상자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특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2014년 설특사 때는 5925명, 지난해 광복절특사 때는 6527명이 사면·복권됐다. 이에 비춰 이번 특사에도 생계형사범 등을 중심으로 한 6000명 안팎이 대상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경감해 줄 조치"(2년전),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다"(지난해)에 이어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겁다"(올해)는 박 대통령이 일관된 메시지를 감안할 때 규모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특사 대상범죄의 범위는 앞선 특사 때보다 재벌·정치인이 더 많이 포함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2년전 재벌과 정치인을 완전히 배제하고 특사를 단행했고, 지난해에는 재벌 중 일부인 14명만 포함시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가 이전보다는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재계와 정치권의 기대가 높아져 있다.
2년전 박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제외하고 순수 서민생계형 범죄에 대한 특별사면"이라고 가이드라인을 내렸다. 반면 특사 예정 발표에서는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2년간 '생계형 범죄자 한정'에서 '국민 모두'로 박 대통령이 규정한 특사 대상이 확대된 만큼, 일부 재벌은 물론 정치인들까지 사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 특사 대상 가능성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재벌과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 등 여야 정치인에 대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번 특사에 재벌과 정치인이 대거 포함되는 경우, 대선공약 파기 논란이 재차 불거질 소지가 있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집 150쪽에는 "대기업 지배주주·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한다고 적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