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페다 교체'에 OK저축은행-KOVO의 꼬인 실타래

월드리그 출전 중 핀란드서 성폭행 연루

OK저축은행은 지난 5월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쿠바 출신 외국인 선수 롤란도 세페다가 월드리그 출전 도중 핀란드에서 성폭행에 연루되며 불가피하게 선수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사진=KOVO 제공)
OK저축은행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새로 뽑은 쿠바 출신 외국인 선수 롤란도 세페다 때문이다.

세페다는 최근 쿠바 국가대표 자격으로 핀란드를 찾았다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 세파다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경찰은 주장인 세페다를 포함한 쿠바 배구대표팀 선수 8명을 성폭행 혐의로 구금했다. 현지 언론은 쿠바대표팀이 묵었던 호텔에서 성폭행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세페다는 지난 3일 열린 포르투갈과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현재 쿠바배구협회가 핀란드 경찰에 이번 사건을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범죄 사실이 적발된 선수들을 징계한다는 계획이다. 대표팀 제외뿐 아니라 선수 자격 박탈 등 중징계가 유력하다. 단순히 쿠바 배구 자체의 문제가 아닌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에 자리한 한국의 프로배구팀 OK저축은행이다. 2년 연속 V-리그 남자부에서 우승한 OK저축은행은 지난 5월 2016~2017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세페다를 7순위로 지명했다.

트라이아웃 당시 어깨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세페다지만 OK저축은행은 쿠바 국가대표의 ‘이름값’을 믿고 세페다와 계약했다. 하지만 새 시즌이 개막도 하기 전 세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과 연루되며 사실상 V-리그 무대를 밟을 수 없게 됐다.


OK저축은행은 구단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세페다와 계약을 해지한다는 계획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한 시즌을 함께 하기 어렵다는 것이 OK저축은행의 결론이다.

◇ 외국인 교체 규정, 기준은 모두에 엄격하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외국인 선수의 교체 횟수가 새로운 문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한 선수는 1회에 한해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규정을 피할 방법은 6주 이상의 큰 부상, 단 하나다.

OK저축은행은 새 시즌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세페다를 대체할 외국인 선수의 선발을 공식적인 교체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공식적으로 팀에 합류하지도 않은 선수를 교체하는 만큼 1회의 교체 횟수와는 별개로 봐야한다는 것.

그럼에도 KOVO가 OK저축은행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든 구단이 공통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정에 예외조항이 많을수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는 ‘헛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KOVO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OK저축은행이 ‘불행한’ 첫 사례가 됐지만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KOVO 관계자는 “이번 주 한중일 남자클럽 국제배구대회를 치른 뒤 이번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사건이 규정을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V-리그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이 출전하는 'MG새마을금고 2016 한·중·일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는 15일부터 3일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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