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누러 몽골 간 대학생 봉사단 "더 많은 사랑 배웠어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봉사단, 전주시 자원봉사센터와 울고 웃은 14일

몽골 해외봉사의 마지막날, 봉사단원들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마련했다. 2주간의 봉사는 신뢰로 이어졌고 축제는 석별의 아쉬움을 다소나마 달랬다. (사진=전북CBS 임상훈 기자)
몽골의 밤은 짧았다. 아침 6시면 어김없이 날은 밝았고 밤 10시가 돼야 어둑해졌다. 한낮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고, 밤의 수은주는 10도가량 떨어지며 쌀쌀했다.

수도 울란바토르의 교통체증은 드넓은 초원의 나라를 무색케 했고, 숨이 막힐 정도의 매연은 밤하늘 쏟아질 듯한 별들의 향연과 대비를 이뤘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 제32기 월드프렌즈 해외봉사단원 27명과 함께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8일까지 울란바토르 인근 비오콤비나트에서 '사랑을 나누자'라는 구호 아래 해외봉사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나눈 사랑보다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미용 봉사를 맡은 로사헤어봉사단 김연분 대표 등 3명과 장수(영정)사진과 가족사진 촬영을 담당한 전북기자협회 소속 2명도 봉사단에 합류하며 힘을 보탰다.

대학생 봉사단과 함께 한 로사헤어봉사단과 전주시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이 몽골 아이들과 주민들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전북CBS 임상훈 기자)
◇ 봉사보다 힘든 준비 과정

이제 막 대학에 몸담은 19살에서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27살까지, 대사협 봉사단은 나이만큼이나 다양한 성격, 가치관, 경험을 지닌 대학생들이 모였다.

몽골에서의 2주간의 봉사활동은 고된 일이었지만 준비는 그 이상 힘든 과정이었다.

오리엔테이션과 심화교육 등 세 차례에 걸친 합숙 등을 거치며 봉사단은 몽골에서의 봉사 일정을 직접 짰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었지만 봉사단은 해외봉사의 밑그림부터 촘촘히 그리기 시작했다.


김성은(광주대 의상디자인학과 3학년) 씨는 "몽골에 오기 전부터 아이들 교육과 봉사활동에 대한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혹여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한 플랜 B까지 마련하는 과정이 봉사보다 더 힘들었다"며 "처음 보는 봉사단 친구들과 서로 돕고 의지했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비오콤비나트 10번 학교에서 진행된 미술시간. 몽골 아이들은 시종일관 웃으며 수업에 열중했다. (사진=전북CBS 임상훈 기자)
◇ 비오콤비나트 10번 학교

몽골 비오콤비나트 10번 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건, 체육, 미술, 과학 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지식은 통역을 맡은 몽골 봉사단원을 통해 전달됐지만 몽골 아이들에 대한 봉사단의 애정은 마음으로 통했다.

교육은 일방적인 것만은 아니었고 애정 역시 쌍방향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봉사단원 품에 달려들어 꼭 껴안아 주는 몽골 아이들의 애정 표현은 고된 일정에 지친 봉사단원의 몸과 마음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몽골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가르치며 봉사단원 역시 깨닫는 바가 컸고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체험하며 봉사단원들의 견문과 생각도 넓어졌다.

이지영(동신대 간호학과 4학년) 씨는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지만 몽골 아이들을 보면서 기운을 차렸다"며 "오히려 아이들을 통해 사랑을 배우고 우리가 깨우치는 바가 더 컸다"고 털어놨다.

봉사단은 몽골 아이들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주변 환경 개선 등 노력봉사도 진행했다. 유성페인트와 휘발유가 섞인 강한 냄새 탓에 현기증을 일으키면서도 봉사단원들은 꿋꿋하게 담벼락에 다양한 색상을 입혔다. (사진=전북CBS 임상훈 기자)
◇ 멀지 않은, 가까이 있는 봉사

봉사단은 2주간을 한 몸처럼 지냈다.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2주는 사랑하기에는 짧아도 미워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일 수 있었다.

익숙지 않은 서로의 생활습관과 사고방식은 티격태격하며 자칫 큰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다행히 불미스런 일은 없었다. 오히려 사람을 사귀는 것,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배우는 시험장이 되기도 했다.

이승현(호원대 작업치료학과 2학년) 씨는 "먼 곳에 있는 사람을 돕는 것뿐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을 배려하고 솔선수범하는 것 역시 봉사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며 "반복되는 답답한 일상에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에게 해외봉사는 봉사 이상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봉사단원은 이틀 동안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식사를 하지 못했다. 또 적응에 힘들어하거나 몸이 아파 고생했다. 그럴 때마다 '몽골 현지인'(정원석 과장), '몽골 송중기'(김학중 주임) 등 애칭을 얻은 전주시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의 헌신이 봉사단원들에게 감동이 되고 큰 힘이 됐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 정원석 과장은 "몸이 힘든 것과 개인 간의 갈등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봉사단원 모두 이를 표현하지 않고 이겨내려 노력했다"며 "사소한 것에도 감동하며 그 소중함을 깨닫고 다른 문화와의 차이를 받아들이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와 전북기자협회는 각각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몽골에서의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전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 더 많은 교류, 발전을 위한 초석

해외봉사활동 막바지인 지난 7일 전주시자원봉사센터와 전북기자협회는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교와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전북기자협회는 몽골 현지 자원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울란바타르대학은 자원봉사 수요처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1995년 한국인들이 설립한 울란바타르대학은 5개 단과대학 22개 학과가 있으며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오덕교 울란바타르대학교 총장은 "세계 10대 자원국인 몽골은 혈통이나 언어 등을 볼 때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나라이자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이다"며 "더 많은 교류를 통해 한국과 몽골이 더 가까워져 두 나라가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7명의 대학생과 이·미용, 사진 봉사단이 몽골에서 보낸 2주는 몽골인들뿐 아니라 스스로를 변화, 발전시키는 시간이자 작지만 큰 신뢰의 초석을 놓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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