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호날두의 ‘같은 눈물’, 의미는 달랐다

호날두는 비록 프랑스와 유로 2016 결승에서 전반 25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됐지만 포르투갈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끈 주장이다(사진=유로 2016 공식 트위터 갈무리)
메시도 울고, 호날두도 울었다. 하지만 그들이 손에 넣은 결과는 달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11일(한국시각)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전반 25분 만에 무릎 부상으로 히카르두 콰레스마(베식타스)와 교체됐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뚜렷한 활약을 하지는 못했지만 포르투갈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자신의 네 번째 유로 본선 무대를 밟은 호날두는 그리스와 유로 2004 결승에 이어 12년 만에 다시 한 번 결승전에 출전했다. 12년 전 그리스에 패한 아쉬움을 씻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던 호날두였지만 그에게 허락된 시간은 고작 25분뿐이었다.

호날두는 전반 8분 디미트리 파예(웨스트햄)와 충돌하며 왼쪽 무릎을 다쳤다. 한동안 치료를 받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선 호날두지만 10분도 되지 않아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충돌로 인한 부상이 생각보다 컸다. 이번에는 무릎에 붕대까지 감고 돌아왔지만 호날두는 결국 전반 22분 스스로 벤치를 향해 교체 사인을 보냈다. 팔에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은 루이스 나니(발렌시아)에게 건넸다.


어쩌면 유로 2016 결승전을 빛낼 가장 화려한 ‘별’이었던 호날두의 뜻하지 않은 부상 교체에 포르투갈은 물론, 프랑스 팬도 박수를 보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도 들것에 실려 나가는 호날두를 위로했다.

결과적으로 호날두의 부상 교체와 눈물은 포르투갈은 하나로 묶는 ‘촉매’가 됐다. 단단한 수비로 프랑스의 공세를 무력하게 한 포르투갈은 연장 후반 4분에 터진 에데르(릴)의 결승골에 1-0으로 승리하며 사상 첫 유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부상으로 눈물을 흘렸던 호날두는 우승에 또 한 번 눈물을 쏟았다.

리오넬 메시 역시 '남미 챔피언'에 등극할 기회를 잡았지만 아르헨티나는 코라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사진=ESPN.com 영상 갈무리)
2주 전 호날두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눈물을 흘렸다. 메시는 지난달 27일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칠레와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자 눈물을 터뜨렸다.

코파 아메리카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대회에서 가장 우승 가능성이 컸던 아르헨티나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승부차기의 1번 키커였던 자신의 실축이 아르헨티나의 패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부담에 고개를 떨군 메시는 패배가 확정되자 눈물을 쏟았다.

메시는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후 단 한 번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5차례 코파 아메리카에서 네 차례나 준우승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준우승했다. 그야말로 ‘준우승 악몽’이다.

하지만 소속팀에서의 메시는 완전히 다르다.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28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 반열에 올랐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를 또 다시 놓친 메시의 눈물은 당연했다. 결국 메시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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