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살지 않지만 누구보다 간절하게 살기를 원했던 한 홈리스가 살해당했다. 그의 이름은 콜린. 키어런이 이 사건을 추적한다. 꽃도 비석도 없는, 물로 만들어진 무덤. 키어런은 살해 현장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하지만 키어런이 탐정이 되기란 쉽지 않았다. 학교 친구들은 키어런을 “다운”이라 놀렸고, 키어런에겐 늘 보조교사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밖에서만이 아니라 집 안에서까지 위험한 비밀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키어런에겐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글씨로 사건을 기록할 수 있는 능력과, 놀라운 그림 솜씨가 있었다. 강에서 시체로 발견된 콜린과 키어런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키어런은 엄마가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순간이 싫었다. 그것은 언제나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의 마지막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마 얼굴의 멍. 만약 엄마와 나 둘뿐이라면, 내가 엄마를 더 잘 보살필 수 있을 텐데, 키어런은 한번 금이 가면 절대로 전처럼 매끄러워지지 않는 심장을 안고 살아간다. 그런 키어런이 콜린의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사람은 죽으면 몸을 떠나 영혼이 된다. 하지만 콜린의 영혼은 그저 강에 살고 있을 뿐이다. 키어런은 약속한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밝혀낼게요. 내가 약속해요, 콜린." 그리고 이 꼬마 탐정은 홈리스의 살인사건과 어긋난 가족사를 한 번에 해결한다.
소설에는 주인공 키어런이 좋아하는 화가 로런스 스티븐 라우리(Laurence stephen lowry)의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작가는 이 그림을 통해 키어런의 인식과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킴 슬레티어 지음/ 임수진 옮김/책읽는 수요일/298쪽/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