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틴에 위치한 코르데바예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 2라운드가 끝난 뒤 8오버파로 컷 타락했다.
이미 박세리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특히 이번 US여자오픈을 앞두고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등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지만,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박세리는 한국 여자 골프의 선구자다. 1998년 LPG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통산 25승을 거뒀다. 여전히 한국인 최다승 기록이다. 1998년 신인상, 2003년 최저타수상을 받았고, 2007년 한국 선수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그런 박세리가 마지막 무대로 US여자오픈을 선택했다.
박세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워터 해저드에 양말을 벗고 들어가 샷을 날리는 투혼을 보여준 끝에 정상에 올랐다. 무엇보가 IMF로 힘든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면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 장면을 보고 골프채를 잡은 이른바 '박세리 키즈'들이 현재 LPGA 투어 주축이다.
박세리는 라운드를 마친 뒤 최나연(29, SK텔레콤), 유소연(26, 하나금융그룹) 등 후배들과 포옹했다. 또 전성기 때 라이벌 중 하나였던 캐리 웹(호주)도 라운드를 마친 뒤 박세리를 꼭 안아줬다. 박세리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박세리는 골프채널 등과 인터뷰를 통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너무 많은 감정들이 마음을 흔들었다"면서 "난 세계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