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저수지' 대우조선 해외지사...檢 "남상태때 범행 모두 해당"

자금 추적 진행 중...핵심 측근 이창하씨 내일 소환조사

'대우조선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66).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남상태 전 사장 재임 시절 '검은 돈'이 모두 해외에서 이뤄진 거래로 조성된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0일 남 전 사장의 경영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남 전 사장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 유럽지사들을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사들은 대우조선 영국 런던지사와 노르웨이 오슬로지사 등 2곳이다. 검찰은 이들 두 곳에서 비자금 50만 달러(당시 환율로 5억원 상당)를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이 자금으로 대학동창인 휴맥스해운항공 대표 정모(65 구속)씨 가 소유한 페이퍼컴퍼니 지분을 취득하고 업체로부터 수억원대 배당금을 챙겨온 정황을 파악했다.

앞서 검찰은 남 전 사장이 해외 페이퍼컴퍼니 지분 투자 등에 사용한 비자금 계좌와 해외 송금자료 등을 찾아낸 상태다.

이와 함께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지난 2011년 잠수함 사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해외 계좌 등을 활용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당시 남 전 사장이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1400톤급 잠수함 3척을 수주하면서 지인의 업체를 끼워넣고 대가로 수억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해외 계좌 등 자금 추적을 진행하는 한편, 대우조선 측에도 해외사업과 관련한 금융내력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남 전 사장의 확인된 범행은 모든 거래가 해외에서 이뤄졌다"며 "국내와 연결된 부분이 없다. 해외 금융거래 상황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남 전 사장은 2006년~2012년 대우조선 최고경영자를 지내면서 협력업체 회장인 정씨 등 측근들에게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배임 및 횡령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검찰은 11일 오전에는 남 전 사장의 측근인 건축가 이창하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남 전 사장 재임시절 경영비리 등 관련 의혹들을 상세히 캐물을 방침이다.

검찰은 이씨가 남 전 사장의 배임과 횡령 등 부정행위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오만 선상호텔사업과 서울 당산동 사옥 매입, 삼우중공업 잔여지분 고가매입 등 남 전 사장 시절 대우조선의 사업에 특혜를 받고 비자금을 조성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대우조선이 해양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사업에서 예정된 원가를 멋대로 축소한 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과 고재호 전 사장 재직시절 천문학적 규모의 분식회계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전 사장 시기(2012~2014년)만 해도 분식회계 규모가 순자산 기준 모두 5조 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낸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당시 분식회계 정황을 관련 물증과 회계 담당 직원들의 진술 등으로 확인했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고 전 사장과 함께 일했던 재무총괄담당 부사장(CFO) 김모씨로부터 "고 전 사장의 지시를 받아 부하직원들에게 분식회계를 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고 전 사장의 분식회계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고 전 사장은 조작된 회계장부를 토대로 총 45조원대 사기대출을 받고, 임직원에게 5천억여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혐의로 구속됐다.

고 전 사장은 대우조선이 당기순이익 등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대규모 적자였던 상황이었는데도 임직원들에게 100억여원, 직원들에게 4900억여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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