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는 지난달 10일 범행 3일 만에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등산객 A(55·여) 씨를 살해했다"며 자수했다.
"쫓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옷을 벗긴 것"이라고 진술했던 정 씨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오자 성폭행 시도 사실을 시인했다.
의정부경찰서는 지난달 20일 강도살인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정 모(45) 씨를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
그런데 정 씨는 검찰조사에서 갑자기 진술을 번복하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정 씨는 "돈을 빼앗기 위해 뒤에서 팔로 A 씨의 목을 감고 뒷목을 두 대 정도 때렸다"며 "이어 함께 넘어지면서 A 씨가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죽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서울대학교 법의학 교수에게 두 차례에 걸쳐 A 씨에 대한 부검 사진들과 감정서를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이 교수는 감정서에서 "뒷목 부분도 충격은 있었겠지만 A 씨의 사인은 손으로 목을 조른 게 결정적"이라며 "머리에 난 상처는 바위에 부딪쳐서 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을 냈다.
정 씨는 검찰이 법의학 교수의 감정서 등을 들이대자 또 다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권광현 부장검사)는 지난 7일 강도살인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정 모(45)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달 7일 오후 3시쯤 의정부 사패산 8부 능선 등산로 인근에서 성폭행을 하기 위해 A 씨를 수차례 폭행했다가 숨지게 한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일 범죄피해자구조심의위원회를 열어 A 씨 유가족에게 2400만 원의 구조금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