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잡초 반찬 먹고 사는 고진하 목사 부부



[앵커]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자라 다른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잡초로 반찬을 만들어 먹는 목사부부가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 시골에서 생활하는 고진하 목사와 권포근 사모는 잡초가 미래식량의 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유영혁 기잡니다.

[기자]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승안동길에 있는 시골집.

집 이름은 '불편당(不便堂)입니다.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자는 뜻에서 불편당으로 지었습니다.

[인터뷰]고진하 목사/강원도 원주 한살림교회
"오늘날 우리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망가진 것은 사람들이 너무 편리를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럼 내가 여기서 불편을 즐기면서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가자. 이것 또한 우리시대에 하나의 좋은 본보기가 될수 있다.' 그래서 이름을 불편당으로 지었죠."

고진하 목사, 권포근 사모가 사는 집 마당 곳곳에는 잡초가 자라고 있고, 집 바로 앞에도 잡초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 잡초들은 그냥 잡초가 아니라 고 목사와 권 사모의 식량입니다.

권포근 사모는 이 잡초들로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조리법까지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권포근 사모
"알아가다 보니 잡초에도 약성이 다 있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약성이 있는 것을 깨닫고 몇가지씩 섞어서 고추장 넣어 무쳐보기도 하고, 비빔밥을 해서 (남편을) 줬는데 잘 드시더라고요. '이것을 집중적으로 먹어봐야 되겠다.' 남편이 폐가 좀 악해요. 그래서 폐에 좋은 잡초를 골라서 무쳐서 (남편이) 들게 해봤더니,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잘 드시더라고요."


풀에는 약성도 있지만 독성도 있습니다. 권 사모는 집 주변에 있는 잡초는 대부분 독성이 없거나 독성이 적다고 얘기합니다.

"대부분의 잡초가, 예를 들어 애기똥풀이나 이런 것들은 좀 독이 있어요. 한약하시는 분들은 이 독을 약으로 이용하기도 해요. 그런데 대부분 우리 집가에 나는 잡초들은 독초가 없어요. 잡초는 삶기만 하면 독성이 90% 이상이 다 없어지거든요. 우리 집 가까이 나는 것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초가 없어요."

감신대와 감신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제주에서 목회생활과 서울에서 기독교잡지 편집장을 거쳐 돌아온 곳이 결국 강원도 원주였습니다.

올해 영랑문학상을 받은 시인 고진하 목사는 불편하지만 편안한 삶을 사는 이곳이 목회와 창작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얘기합니다.

"시를 쓰고 여러 가지 창작을 하기 때문에 마음이 한가로워야 가능하지 않습니까. 목회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성경도 집필 하고, 한국의 평신도들이 읽을수 있는 에세이집도 여러 권 집필하고, 물론 시도 쓰고. 나름대로 그동안 단독목회를 중년에 접고 지금 다시 하고 있지만, 이런 길을 걸어온것도 한편으로는 문서를 통해, 글쓰기를 통해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진하 목사가 목회하는 '한살림교회'는 예배당 건물이 없습니다.

일요일에는 원주시내 한 카페를 빌려 젊은이들과 얘기하면서 예배를 드립니다.

고 목사는 한살림교회 블로그에 시와 꽃과 하나님을 낭비하자고 썼습니다.

"비물질적으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그런 것들은 낭비하자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디든지 계시잖아요. 무소부재하신다고 그러니까 어디든지 계시는데, 그분을 낭비하면 좋은데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시대 정신은 마땅히 흠껏 낭비해야 될 것 보다는 낭비하지 말아야 될 것에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죠."

고진하 목사 부부는 주변에 가장 흔한 풀이 미래식량의 대안이 될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시쓰기와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이고, 또 하나는 미래식량의 대안으로 잡초를 연구하고, 잡초 요리를 관심 갖고, 책도 내고 했는데 계속 관심 갖고 널리 알리는 일을 할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사람들에게 더러 그런 얘기를 하는데 인절미처럼 살겠다, 인절미는 팥에 굴리면 팥 인절미, 콩가루에 굴리면 콩 인절미가 되는데, 하나님이 굴리시는대로 살겠습니다."

CBS 뉴스 유영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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