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쎄 라이트 1갑 수출가격이 391원…제조원가는 얼마야?

국내 소비자 가격이 1갑(20개비)에 4천500원인 담배 '에쎄 라이트'의 제조 원가가 400원도 안된다는 사실이 경찰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KT&G가 수출한 담배를 밀수입해 유통하려 한 일당을 잡은 부산경찰청이 유통경로를 추적하면서 이 담배의 수출가가 1갑에 391원이라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2015년 갑당 담뱃세를 2천원 인상하면서 담배가격의 대부분이 세금(국민건강증진부담금 포함)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제조 원가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유통마진과 제조원가를 합쳐서 950원이라는 정도만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제조원가가 얼마인지는 KT&G가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추측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KT&G가 지난해 10월과 12월 홍콩 무역상을 통해 인도 면세점에 수출하면서 체결한 계약서를 경찰이 확보하면서 제조원가가 명쾌하게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KT&G와 홍콩 무역상은 당시 500갑에 미화 170달러로 계약을 체결했다.

1갑에 0.34달러인 셈이다. 이를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1갑에 391원이 된다.

경찰 관계자는 6일 "수출 시점의 환율에 따라 원화로 얼마인지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1갑에 400원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수출 가격은 유통마진을 포함한다. 따라서 실제 에쎄 라이트의 제조 원가는 이보다 훨씬 낮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밀수입 일당은 해외로 수출된 이 담배를 몰래 빼돌려 국내로 밀반입한 뒤 중간 도매상에게 1갑에 2천200원씩 받고 넘기려고 했다.

술집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몰래 파는 소매상에게는 갑당 2천500원에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담배의 제조 원가가 400원도 안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충격적이라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수출 가격이 391원이면 제조 원가는 도대체 얼마라는 얘기냐. 충격"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흡연자만 봉"이라며 "갑당 391원에 팔아도 남는데 도대체 얼마나 이익을 많이 챙기는지 알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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