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도 같은 입장이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6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가 끝나고 소식을 접한 심정을 묻는 질문에 "현재 경찰 조사 중이라 어떠한 답변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피츠버그 팬들은 강정호의 입에서 "아니다"라는 대답이 나오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대답을 하지 않더라도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피츠버그 구단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강정호 본인은 물론이고 팀 관계자와 선수단에게도 함구할 것을 명했다.
피츠버그의 프랭크 쿠넬리 사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이 시점에서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 또 우리는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에게 이번 일과 관련된 어떠한 말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미국 프로스포츠를 보면 혐의가 완전히 입증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며 선수에 대한 대우가 달라지지 않는다. 혐의를 받는 것만으로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국내 프로스포츠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현 시점에서 강정호를 범죄자로 바라보는 시선은 없다.
강정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대타로 출전했다.
강정호가 부상 복귀 후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경찰 조사 사실이 밝혀진 당일 강정호의 복잡한 심정을 배려한 조치일 수 있다.
대타로는 경기에 정상 출전했다.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강정호가 이번 일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메이저리그가 지난해 가정 폭력, 성폭력,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한 뒤 벌어진 첫번째 성폭행 혐의 사건이기 때문에 관심도가 높을 것이다. 최근 슬럼프에 빠져있는 강정호로서는 부담감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