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브로커·명의 빌려준 변호사 등 225명 적발

변호사 자격이 없는데도 개인회생 사건을 맡아 부실하게 처리하고 이득을 챙긴 브로커들과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등 조직적인 법조비리를 저질러온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최성환 부장검사)는 변호사 명의를 빌려 법률사건을 처리한 브로커 서모(38)씨 등 67명을 구속기소하고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이모(39)씨 등 16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브로커는 181명,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와 법무사는 41명, 광고업자는 2명, 대부업자 1명 등 총 225명이다.

브로커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을 하는 사람들에게 고리(법정최고이율인 34.9%)의 대출을 받도록 한 뒤, 수임료 명목으로 자신들이 직접 송금받아 빌린 변호사 명의로 3만 6848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그 대가로 총 662억원 상당을 챙겼다.

이때 변호사들은 개인회생 또는 경매 브로커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대가로 이른바 '자릿세'로 매달 100~300만원씩 총 25억원 상당을 수수했다. 브로커가 처리하는 사건 1건당 '관리비' 명목으로 20만원 안팎을 건네받기도 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브로커 사무실에 얹혀지내기도 했다.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중에는 자릿세와 관리비 명목으로 2년 동안 2억 7천만원을 챙긴 변호사도 있었다. 수사 결과 변호사들 중에는 법원 출신 1명, 검찰 출신 3명이 있었고 모두 2004년 이전에 개업한 이들이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대한변협에 징계개시도 신청했다.

광고업자들은 인터넷에 광고해 입수한 의뢰인들의 개인정보를 브로커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고, 대부업자는 브로커들과 업무제휴 계약을 맺고 의뢰인들에게 대출을 해줬다.

결과적으로 법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브로커들이 사건처리를 하다보니 피해는 고스란히 의뢰인들에게 돌아갔다. 신청 서류가 부실했던 데다 법원의 보정명령 등을 이행할 능력이 없다보니 절차가 지연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와 광고업자, 대부업자 등이 조직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사법질서를 교란한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관련자들을 엄단했다"며 "의뢰인들의 믿음을 저버리고 개인적인 잇속만 챙기는 공생관계를 이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지검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개인회생 브로커들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149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31명을 구속기소하고 1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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