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게 수십 억대 '카드깡'한 남성 구속

노숙인 명의로 카드 개설…불법대출 혐의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노숙인 명의로 사업자 등록 및 카드가맹점을 개설해 탈세를 일삼고 수십억대의 '카드깡'을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 모(48) 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씨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노숙인 10명의 명의로 12개 카드가맹점을 개설한 뒤 1700여 건의 '카드깡'(허위매출전표를 작성해 현금을 주고 선이자를 받는 불법대출)을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의 명의로 사업장을 개설해 카드단말기를 사용하면, 명의자인 노숙인들에게 세금이 부과되는 점을 노렸다.

이 씨는 노숙인들에게 고시원을 얻어주고 월 60만 원의 용돈을 주며 명의를 빌려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사업장을 개설했다.


이후 이 씨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70억 원 상당의 카드깡을 한 뒤 수수료 14억여 원을 가로챘다.

또 이 씨는 강원도 정선 등지의 주점 업주와 결탁해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자신의 카드단말기를 주점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매출은 이 씨의 사업장에 기록됐고, 이 씨는 16~17%를 수수료로 뗀 나머지 금액만 주점에 입금했다.

예를 들면, 주점에서 100만 원 상당의 술값이 나오면, 이 씨의 카드단말기로 술값을 계산한 뒤 이 씨는 16~17만원의 수수료를 떼고 83~84만 원만 주점으로 입금한다. 업주들은 매출의 20%가 넘는 세금을 탈루할 수 있었고, 이 씨는 이 세금을 노숙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의를 빌려준 노숙인들 앞으로 세금 십수억에 부과된 상태"라며 "이들은 납세할 능력이 없어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의 범행 기간이 상당히 길어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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