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원 안갚는다고' 성매매 여성 수면제 먹여 살해

법원, 50대 남성에 징역 15년 선고…"범행 증거 인멸"

알고 지내던 성매매 여성이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윤도근 부장판사)는 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52)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성매매를 통해 알게 된 A(43·여)씨에게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모두 800만원을 빌려줬다.

지난 겨울 무렵부터 일자리가 줄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박씨는 A씨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으나 A씨도 사정이 넉넉지 않아 반환하지 못했다. 박씨는 A씨가 돈 갚을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살해할 것을 결심했다.

그는 지난 3월 5일 늦은 밤 모텔로 A씨를 불러 자신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수면제 알약 16정을 타 놓은 물을 건네 주고 마시게 했다.

박씨는 A씨가 잠이 들자 미리 준비한 도구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범행 후 A씨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낸 A씨 지인들에게 A씨 휴대전화로 답 문자를 보내는 한편 화장대 지문을 지우고 방바닥을 닦는 등 범행 증거를 없애기도 했다.

박씨는 재판과정 등에서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며 과대망상 등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A씨가 돈을 갚지 않겠다고 해 화가 난 나머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지 피해자가 800만원 정도의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미리 범행도구를 준비하고, 피해자를 유인해 살해했다"며 "범행 후 증거를 인멸했고 유족들에게 아무런 피해보상을 하지 않는 등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상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고, 범행일로부터 사흘 후 자수했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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