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똑똑한 머리가 이기는지 내 진심이 통하는지 한 번 두고 봅시다."
지난달 말 서울남부지검 故 김홍영(33)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57) 씨가 마지막으로 A 부장검사에게 전한 말이었다.
아들의 친구들로부터 A 부장검사가 김 검사에게 폭언을 일삼고, 폭행까지 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이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A 부장검사에게 관련 사실을 물었지만, A 부장검사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A 부장검사의 폭언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A 부장은 이 씨의 전화조차 받지 않고 있다.
김 검사와 함께 사법연수원 시절을 보낸 사법연수원 41기 동기회가 5일 오후에 개최한 '김홍영 검사의 죽음에 관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이 씨는 마이크를 잡았다.
"전국이 우리 아들의 죽음으로 떠들썩한데도, 여전히 검찰은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A 부장검사 밑에서 4개월 동안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을 아들을 생각하면, 엄마로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대검찰청은 당장 A 부장검사를 조사하고, 이 사건과 관련된 남부지검 동료검사들과 실무관,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해 철저히 조사하세요. 그리고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 씨는 남부지검장에 대한 사과와 검사들의 과도한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 검사의 연수원 동기이자 친한 친구인 허진영 변호사는 추모사를 낭독했다.
41기 동기회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 검사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대검에 제출했다.
동기 990명 중 712명이 참여한 이번 성명에는 450명이 자신의 실명을 밝혔다.
양재규 동기회장은 "김 검사가 세상을 떠난 지 6주가 지났는데 검찰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남부지검에서 제대로 조사를 안 하다가 문제가 커지자 대검에서 나선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이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단체행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