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월, 부서 옮기고부터 말수 줄어
- 업무량만으로 극단선택 드물어
- 내일이 49재인데 진상조사 미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기태 변호사(사법연수원 41기)
◆ 김기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성명서 동기들 몇 명이 함께 참여하나요?
◆ 김기태> 현재까지 집계된 걸로는 한 700명 정도 많은 분이 참여하실 것 같습니다.
◇ 김현정> 700명 정도요?
◆ 김기태> 네.
◇ 김현정> 아니, 사실 법조계라는 곳이 참 보수적인 곳이어서 좀처럼 단체행동하는 걸 저는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모였습니까?
◆ 김기태> 생전에 김 검사를 알고 있던 분들이 이번 일에 대해 진상을 규명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많은 분들이 같이 동참하시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냥 이렇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는 유가족의 생각과 동기들 생각이 비슷한 거였군요.
◆ 김기태> 네.
◇ 김현정> 지금 진상이 규명돼야 될 핵심은 이 자살이 개인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어떤 일반적인 자살 사건이냐. 아니면 상사의 횡포에서 기인한 자살사건이냐. 이 부분일텐데. 동기들 보기엔 개인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많은 정황들이 느껴진 겁니까?
◆ 김기태> 사실 사건 직후에는 그런 것들이 좀 많이 알려지진 않았어요. 그런데 친구들 사이에선 생전에 고인이 그런 부분들을 어느 정도 토로를 했었고. 또 그 내용이 점차 이제 동기들뿐만 아니라 대학 친구들이나 고향 친구들한테까지 많이 얘기를 했었다는 점이 알려지고 그 내용들이 이제 언론보도를 통해서 공개되면서 동기들이 문제 인식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개개인이 같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 그러니까 나는 이 친구하고 이야기할 때 이러 이런 것들을 느꼈는데 이게 나만이 아니었구나 비슷한 것을 느낀 친구들이 많았구나는 게 점점 연결되면서 그럼 우리가 함께 나서서 진상규명을 해 봐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까지 간 거군요.
◆ 김기태> 네, 그런 취지입니다.
◇ 김현정> 지금 사실 고인이 남긴 유서만으로는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고 여러 카톡들이 친구들과 또 동료들과 후배들과 나눈 여러 카톡들이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김기태 변호사도 많은 대화를 나누셨다고요?
◆ 김기태> 원래 이 친구가 좀 말이 많은 친구였는데. 올해 1월경에 부서 옮기고 나서 한 2, 3월부터는 사실 말수가 엄청나게 좀 줄어들었거든요.
◇ 김현정> 남부지검으로 옮기고 나서?
◆ 김기태> 아니요. 남부지검은 작년 4월부터 있었고 올해 1월부터 부서를 옮기고 나서요.
◆ 김기태> 네. 그리고 2, 3월에서부터는 좀 말수가 너무 적어져서 사실 저희끼리 오히려 그 말이 없어진 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 김현정> 업무량이, 검사들 업무량 많다는 건 우리가 다 아는 일이니까. 업무량이 여느 검사들처럼 그렇게 많았는데 본인이 개인적으로 못 버틴 건 아니냐. 그래서 우울해진 건 아니냐 이런 얘기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 김기태> (카톡에) 매일같이 새벽 2, 3시에 퇴근하고 이런 내용들도 있었고 일요일이나 휴일에 출근했던 적도 있어서 업무량이 많았던 건 사실인데. 사실 지금 같이 현직에 있는 동료들 얘기로도 업무량이 어딜 가나 많은 건 마찬가지거든요. 단순히 이제 업무량만으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 많은 동기들 얘기로는 인간적인 관계들이 오히려 그런 선택에 좀 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실제로 본 사람들은 검찰 내부 직원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좀 철저한 조사를 통해 확인이 돼야 된다는 거죠. 저희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점은 그런 내용들이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 같은데. 그 내부 직원들이나 관계자들을 통해서 확인이 돼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거죠.
◇ 김현정> 상사인 부장검사에 대해서 친구들한테, 동기들한테 호소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나요?
◆ 김기태> 그게 자주 있었던 일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게 주위에서 그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뒤에서 욕을 하거나 그런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언론에 보도된 게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렇게 단편적인 것들을 봐서는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으니, 검찰 내부에서 그렇다고 지금 목소리가 나오지도 않으니, 결국은 검찰이 나서서 내부의 일을 조사해달라 이렇게 주문하는 거군요.
◆ 김기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검찰에선 그런데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 부장검사가 김 검사를 동향 후배라고 같은 고향의 후배라고 아끼다 보니까 더 챙기다 보니까 그런 건 아니겠느냐. 오히려 더 술자리에도 부르고 이런 저런 걸 주문하기도 하고 시키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기태> 그런 주장이 있다고 하면 그런 부분도 좀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납득할만한 결론을 내려달란 취지인 거죠.
◇ 김현정> 듣기로는 김 검사가 숨졌을 때 그 장례식장에 문제의 부장검사가 3일 내내 머물면서 사실상 상주 역할을 했다 이런 얘기가 들리던데, 보셨어요?
◆ 김기태> 네,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기도 했고. 그런데 어쨌든 장례식장 안에서는 그런 얘기들이 많기는 했는데. 그것들이 확인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유가족분들한테 그 부분을 전달을 할 수가 없었던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친구들끼리는 우리랑 카톡으로 얘기하던 그 사람이 저 사람이야 이런 얘기를 수근수근 했지만 뭔가 정확한 게 없는데 부모님한테 가서 이야기하실 수는 없었던 거예요.
◆ 김기태> 그렇죠.
◇ 김현정> 보면서 의아하다는 생각만 하고.
◆ 김기태> 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부모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원래 그런 진상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그 부분을 좀 정확하게 전달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으셨는데 그런데 내일이 49재인데 지금까지 아무런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책임의 원인이 어떤 거였는지 그런 부분이 좀 밝혀지지 않아서 그 부분을 좀 확인해 달라는 취지로 이제 저희가 이제 움직임을 시작을 한 거죠.
◇ 김현정> 지금 더 중요한 부분은 이게 김 검사한테만 벌어진 아주 특별한 일이냐, 아니면 검찰 내 조직 문화, 일반적인 흐름이냐 하는 건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 김기태> 그 부분에 있어서도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걸 이번 일로 좀 알게 되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생각은 합니다.
◇ 김현정> 그럴 때 내부에서 혹은 당사자가 이거 아니지 않습니까, 바꿉시다. 이렇게 문제 제기 할 수는 없습니까?
◆ 김기태> 그러기가 이제 쉽지 않은 거죠. 지금 말씀하는 부분도 있을 거고.
◇ 김현정> 그러기가 쉽지 않다. 워낙 상명하복 구조라.
◆ 김기태> 네.
◇ 김현정> 만약 그렇게 얘기하면 그 사람은 그냥 도태되는 것입니까?
◇ 김현정> 이번 김 검사 같은 경우도 주변에서는 아니 그렇게까지 힘들었으면 죽음을 택할 것이 아니라 그만, 그냥 사직서를 쓰지 이런 이야기들도 하는데.
◆ 김기태> 사실 실제로도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도 많이 했었고. 같이 제 옆에서 즐겁게 살자는 얘기도 많이 했었는데 그런데 유언에서도 좀 드러났듯이 그만두는 사람에 대한 내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거를 본인도 알고 있었고. 그리고 또 들리는 얘기로는 또 그만둔다는 말을 한 시점부터 새로운 고난이 또 시작된다는 얘기도 있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할 때부터 또 고난이 시작된다니요?
◆ 김기태> 아무래도 그만두지 못하도록 붙잡고 이런 것들이 있고 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도 좀 구체적으로 또 파헤치려는 면도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너 뭐가 힘들어서 그만 두는거냐 하면서 조사 나오면 또 위에 상사 눈치도 보이고 막 이렇게 되는 거군요.
◆ 김기태> 그건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죠.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어쨌든 그 선택에 있어서, 또 그만두는 게 그 친구가 가졌던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도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 김현정> 고 김 검사하고는 몇 년이나 알고 지낸 사이세요?
◆ 김기태> 햇수로만 되면 한 7년 정도.
◇ 김현정> 7년, 어떤 친구로 기억하십니까?
◆ 김기태> 밝은 성격에 부모님께도 잘하고 또 항상 유쾌하고 솔직하고 그리고 겸손한 성격 이어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고 듬직한 친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 김현정> 듬직한 친구. 그렇기 때문에 동기들 충격도 지금 크시겠어요?
◆ 김기태> 네, 아무래도.
◇ 김현정> 그러니까 600명 이상이 이렇게 단체로 나서서 이거는 이렇게 갈 사람이 아니었다. 뭔가 이상하다. 진상규명 해 달라. 이렇게 나선 거겠죠.
◆ 김기태> 네.
◇ 김현정>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 있으시다면?
◆ 김기태> 일단 무엇보다 부모님들이 납득하실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의 약속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 김현정> 재발방지. 이것은 김 검사 하나가 맞은 아주 특별한 어떤 사건이 아니라 조직 문화 전반에 흐르는 일이다. 이것에 대한 반드시 개선, 시정이 있어야 한다. 이거까지 요구하시는 거군요.
◆ 김기태> 아무래도 좀 그런 문제점이 있다고 하면 조직 내부에서 스스로 좀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김기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고 김 검사의 동기들. 41기 동기, 김기태 변호사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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