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도 친인척 보좌진 2명 아웃

7촌 조카 채용한 정동영 "국회 규정 마련되면 조치할 것"

■ 방송 : 전북CBS 라디오 <생방송 사람과 사람> FM 103.7 (17:05~18:00)
■ 진행 : 박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실장
■ 대담 : 도상진 기자

부인의 7촌 조카까지 나왔습니다. 국회 내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두고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아내의 7촌 조카를 비서관으로 채용해 논란이 된 건데요. 법적으로 부인의 7촌은 친인척 관계가 아니라고 해서 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너무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거 아니냔 하소연도 나온다고 하는데. 국회의원의 친인척 채용 논란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은 없을까요. 보도제작국 도상진 기자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도 기자님 안녕하세요.


◆ 도상진> 네, 안녕하세요?

◇ 박민> 친인척 채용 관련 후폭풍이 거센데요. 지금까지 짐을 싼 보좌관은 몇 명인가요?

◆ 도상진> 지난주까지 국회에 면직 신청된 보좌관, 비서관만 모두 24명이라고 합니다. 친인척 채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사무처에 면직을 신청해서 국회를 떠나는 비서관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보도에 따라서는 30명 이상이 짐을 쌌다는 말도 나오고 있고요. 전북출신 국회의원 가운데는 안호영 조배숙 정동영 의원 이렇게 3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박민> 지금까지 친인척을 채용한 걸로 알려진 의원은 누가 있죠?

◆ 도상진> 이번 문제를 불러 일으킨 가장 많이 알려진 더민주 서영교 의원이 있고요. 새누리당 소속 박인숙 김명연 이완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안호영 의원, 국민의당의 경우 박지원 원내대표와 송기석 조배숙 의원 등이 있죠. 여야 당을 막론하고 친인척 보좌관 문제가 줄이어 나오고 있는 것이죠.

◇ 박민> 도내에는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국민의당 정동영, 조배숙 의원이 친인척을 채용한 걸로 알려졌는데. 좀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 도상진> 전북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6촌 동생을 보좌관으로 임명했고요.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도 5촌 조카를 비서관으로 두고 있었습니다. 오늘 새로 확인된 것은 정동영 의원인데요. 이미 알려진 아내의 7촌 조카 외에도 7급 비서가 7촌 조카라고 밝혔습니다. 안호영 의원은 6촌 동생 보좌관을 지난주 바로 의원면직 처리했고요. 조배숙 의원도 오늘 안에 면직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국회에서 규정이 마련되면 이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 박민> 그런데 현재까지 면직되거나 면직처리가 진행 중인 보좌진의 사례에 대해 관계자들은 억울하다고 한다고요?

◆ 도상진> 안호영 의원의 6촌 조카로 문제가 된 보좌관은 지난 17대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경력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은 정실인사라기 보다는 전문성을 보고 보좌관으로 채용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조배숙 의원과 오늘 직접 통화를 했는데요. 문제가 된 비서관은 12년째 같이 일해온 5촌 조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낙선한 뒤 어려울 때도 함께 해온 인물이고, 5촌 조카의 취업을 위한 것 보다 자신이 필요해서 뽑은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7촌 조카인 비서는 원외에서 생활하던 수년 동안 함께 했으며, 독립운동가의 손자로서 보훈처의 취업알선 대상자라고 밝혔습니다.

◇ 박민> 안호영 의원의 비서관으로 일하다 옷을 벗은 안모 비서관은 언론사에 직접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죠?

◆ 도상진> 면직된 안호영 의원 보좌관도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자신은 17대 심재덕 유시민의원부터 19대 김광진 서기호 의원 등을 보좌하며 10년 가까이 전문역량을 가져 왔고 19대 국방위의 노크귀순을 최초로 밝혀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정책 홍보 등의 분야를 담당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국회 근무하면서 한번도 월급을 의원이 준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사명감으로 공익을 위한 대가로 국민들이 월급을 챙겨 준 것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네요. 그런데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원 갑질 취급 받는 것은 억울하다, 6촌이 아닌 전문직업인으로 살아왔다며 똑같은 잣대는 대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 박민> 조배숙 의원의 경우는 친인척 보좌관을 인정한 시점이 문제가 되기도 했어요?

◆ 도상진> 국민의당이 지난달 30일 국회의원 사무실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한 뒤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례가 없다고 발표했는데요. 바로 다음날 조배숙 의원이 5촌 조카 비서관을 당에 알린 것입니다. 국민의당 전수조사 자체가 허술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됐는데요. 이와 관련해 조배숙 의원과 조의원의 보좌진은 당에서 사무실로 전화가 왔는데 당시 전화를 받은 보좌관이 이 사실을 모르고 없다고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이후 조배숙 의원이 이를 알고 당에 정정한 것이라는 것인데요. 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문제가 정치권을 강타했는데 보좌진이 몰라서 그랬다는 것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죠. 정동영 의원도 뒤늦게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소지를 남겼죠.

◇ 박민> 현장에선 친인척 관계를 마구 뒤지는 마녀사냥으로 번진 거 같단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고요?

◆ 도상진> 한 의원실 보좌관은 “의원실 마다 상황이 다른데 모두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고요. 또 다른 보좌관은 “보좌관을 지내면 다른 자리에 가기 쉬울 것이라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 사례처럼 억지로 후원금을 내기도 하고 갑자기 해고당하기도 한답니다. 이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의원과 같은 성씨면 의심받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 박민> 이번 특혜의혹 시비와 관련해서 처음 문제가 불거졌을 때만 해도 지금과는 다른 측면에서 비판이 제기됐었죠?

◆ 도상진>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만 해도 딸을 국회 인턴으로 채용한 것과 보좌진에게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한 것 아니냔 의혹 집중 제기됐죠. 그런데 지금은 친척이냐 아니냐만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안호영 의원의 사례처럼 10년 넘게 의원들을 보좌했던 보좌관이 친척 의원의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문제가 된 경우도 있죠. 능력 없는 사람을 단지 친인척이라고 한 것인지, 또 보좌진 월급을 강제로 상납하게 한 건 없는지가 문제의 핵심이죠.

◇ 박민> 과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친인척 보좌관 문제가 커진 이유 뭐라고 봐야 할까요?

◆ 도상진> 도내 한 초선의원이 한 말인데요.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보좌관을 채용하려고 이력서를 받아봤는데 입이 벌어질 정도로 화려한 경력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기본이었다고 할 정도라는데요. 그만큼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지니 친인척 채용에 대해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졌고 이러한 것이 친인척 보좌진 문제를 키운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친인척 보좌관이 갖고 있는 문제도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종속적인 관계인데 친인척 보좌진이 지역구를 관리하는 자리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호가호위 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고 지방의원들의 활용을 제약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허용됐더라도 지금은 국민적 정서가 받아들이지 못하게 됐다면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겠고 보좌관 채용에 대한 규정도 손질할 필요가 있겠죠.

◇ 박민> 네, 여기까지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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