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정현 의원의 KBS 보도 외압 파문과 관련해 '대통령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와 대통령과의 연계성은 어떻게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녹취록을 보면 '대통령이 하필이면 봤네'라는 말이 아니고 대통령은 괄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정현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 당시인 2014년 4월 30일 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관련 보도의 대체를 요구하면서 "한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 ) KBS를 오늘 봤네. 아이고 한번만 도와주시오"라고 언급한 대목을 두고 한 말이다.
녹취파일 공개 후 괄호 속 인물이 박근혜 대통령일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음에도,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문맥상으로 볼 때 대통령님이 봤다는 표현으로 들리기는 한다"는 진행자의 말에도 김 의원은 "녹취록 전문을 보면 대통령이라는 언급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어가 없다면 이정현 수석이 봤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도와주십시오, 여러번 하다가 그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끝을 흐렸다.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절절매도록 한 대상이 대통령은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의 '주어생략' 논란은 가깝게는 지난해 8월, 현재는 새누리당 의원 배지를 단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에 의해 제기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김영우 당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도 말하지 않았다"고 말한 데 이어 김무성 전 대표 역시 "굳이 변명하자면 새누리당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받아쳐 '주어생략당'이라는 빈축을 샀다.
이보다 앞선 2007년 대선 무렵에는 그 유명한 'BBK 설립자' 논란이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이 한창일 때 "BBK를 설립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포함된 동영상이 공개됐지만, 대변인을 맡았던 나경원 의원은 "'내가'라는 주어가 없다"며 궁색한 변명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