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의 한 주택가에서 고양이가 죽은 채 발견된 것은 지난 5월 중순.
평소와 다름없이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던 한 주민은 주변 고양이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주위를 둘러보던 주민은 길가 한편에서 고양이 사체 10여 구를 발견했다.
죽은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고양이 사체들이 마치 보란 듯이 길가에 줄지어 있었다는 점.
주민은 "고양이를 죽이지 말라"라는 경고문까지 붙였지만 불과 2주 만에 비슷한 장소에서 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죽은 채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가 확인한 결과 최근 인근의 주택가에서도 잇따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주택가에서는 독극물로 보이는 푸른색 물질이 묻어있는 고양이 사료도 발견됐다.
이 고양이들 역시 입에는 거품을 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동안 길고양이를 돌봤다는 한 주민은 "최근 사료를 먹으러 오던 길고양이가 한두 마리씩 사라지더니 지난달 말에는 입에 거품을 문 채 죽은 고양이를 수차례 발견했다"라며 "인근에 놓여있던 사료에서는 쥐약 등 독극물로 추정되는 물체도 확인해 이를 경찰에 넘겼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비슷한 시기에 동물 학대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자 CCTV를 확인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부산 연제경찰서 관계자는 "관내 지구대를 통해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했다"라며 "현재 주택가의 CCTV나 블랙박스 등을 통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행동이 의심되는 남성 한 명을 CCTV로 확인해 소환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비슷한 지역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는 등 명백한 학대 행위라고 판단된다"라며 "게다가 독극물로 의심되는 물질까지 발견된 점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고양이를 살해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