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狂 시대, 오늘 여긴 어때요?"

[지극히 주관적인 '냉면의 모든 것'③]

날이 더워지면서 서울 유명 냉면집에 길게 '줄'이 선다. 차다는 뜻의 '냉(冷)'자가 아마도 더위를 내쳐줄 것이란 믿음이 있는 탓이다. 전국에 있는 냉면집을 두루두루 다녔다. 이 잡글은 맛집 탐방기가 아니다. 냉면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욕망의 발현일 뿐이다. 글에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이메일(steelchoi@naver.com)로 지적해주시면 좋겠다. 배움의 길에 나침반으로 삼겠다. [편집자 주]

# 장면 1

중절모를 쓴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점심 무렵 서울시내 한 냉면집을 찾았다. 가게가 최근에 생긴데다 테이블 수가 몇 안돼 밖에서 30여분을 기다렸다. 어르신은 평양냉면 한 그릇을 시키는 가 싶더니 한입 크게 면을 입에 넣고 국물을 맛본다.

'겨자와 식초를 달라'는 주문에 해당 냉면집에서는 "우리집 냉면은 겨자, 식초 같은 건 안넣고 드시는 게 더 맛있다"라고 답한다.

이에 어르신은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취향이 있는 법인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이어 "면이 좀 덜 삶아져서 메밀 본연의 질감이 나지 않는다"고 하자 해당 식당 주방장이 나와 면을 조금 덜어서 먹어본 뒤 "죄송하다"며 연신 허리를 굽혔다.

# 장면 2

같이 가기 싫은데 부장이 냉면 먹으로 가자고 해서 끌려나간 자리. 냉면을 무슨 맛으로 먹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A씨(27세)는 냉면이 나오자 대뜸 "가위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부장이 불같이 화를 내며 "평양냉면에 누가 가위질을 하느냐. 고귀한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가뜩이나 냉면에 대한 호감이 없는데 부장까지 화를 내는 통에 입맛이 달아난 A씨는 냉면을 절반 정도 남겼다.

이에 부장은 "이런 놈들을 데려온 내가 잘못이지. 냉면이 뭔지도 모르는 애들한테 헛돈을 썼다"고 투덜거렸다.

[지극히 주관적인 '냉면의 모든 것' ③]에서는 서울 시내에서 가볼만한 '평양식 국숫집'을 몇군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맛집 소개가 결코 아닙니다. 이글은 제 페이스북 친구분들의 '집단 지성'에 기대어 작성했음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그리고 저는 미식가가 아니라 맛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자격이 없을뿐만 아니라, 절대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냉면집을 소개하기 전 #장면 1, #장면 2 얘기는 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평양냉면에 대한 애정을 넘어 '평냉부심(평양냉면 + 자부심)'을 부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평양냉면은 이런거야'라는 식으로 가르치려고 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냉면에 식초와 겨자를 넣어서 먹습니다. 면은 자르지 않지만 냉면 먹기 전에 고명으로 올려진 계란을 먼저 먹지도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계란을 먼저 먹어서 입안을 정리해줘야 냉면맛을 더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제발 '개취존(개인취향존중)'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계란이 왜 냉면에 들어갔을까요? 유래는 모르지만 아마도 전쟁통에 남한에 내려온 냉면이 서민들에게 급속히 퍼졌을 때는 고기 편육을 고명으로 올리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미루어 추측할 수 있습니다.

메밀면이라는게 조금 과장하면 먹고 뒤돌아서면 배고파집니다. 그래서 허기지지 않도록 각종 고명을 올려야합니다. 전쟁통에 비싼 삶은 고기를 넉넉히 올릴 수 없으니 계란이라도 고명으로 올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건 고증한 얘기가 아니니 만약 틀렸다면 지적해 주십시오.

아 맞다. 평양냉면은 겨울에 먹는 음식이니까 여름에 먹는 사람들은 제대로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단정짓는 분도 있더군요.

이북에서 추운 겨울날 밤, 출출한데 딱히 먹을게 없어 동치미 국물에 면을 넣고 따뜻한 아랫목에 이불 뒤집어쓰고 먹었다는 것에서 힌트를 얻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예전에 냉장기술이 부족해 여름에 시원한 육수를 즐기기가 쉽지 않았을 때 얘기 아닐까요? 다만 유명 냉면집들이 워낙 여름에 많은 양을 내야하기 때문에 육수맛이 왔다갔다하는 측면이 있다는데는 동의합니다. 균일한 맛을 원한다면 겨울에 냉면집을 찾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그렇다고 뜨거운 여름날 냉면을 멀리하고 겨울에만 먹어야한다는 주장은 선뜻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최근에 제가 들어 본 '냉면부심'의 최고봉은 "면을 끊지 않고 주욱 삼키면 위속에 들어간 면과 입속의 면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순간이 생기는데 그때 기분이 좋다"라고 표현한 분이었습니다. 한마디 하고 싶은데 참겠습니다 ㅎ

냉면은 어쩌면 냉면을 먹는 본인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몸이 아플 때 먹는 냉면과 팔팔 날아다닐 때 먹는 냉면은 분명 같은 냉면인데 느낌은 크게 다릅니다. 젊었을 때 맛있게 먹었던 냉면집도 나이가 들면서 '맛이 없다'고 안가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또 누구랑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할 겁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먹는 냉면과 억지로 끌려가 먹는 냉면의 맛이 어찌 같을 수 있겠습니까.

각설하고 이제 본격적인 서울의 '평양식 국숫집'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순서에 특별한 의미는 전혀없습니다. 냉면집 사진은 얼마전 페이스북 친구들께 요청해서 받은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서북면옥

서북면옥.
예전부터 서울 광진, 강동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전국구가 됐습니다. 어린이대공원 구의문 주차장 옆의 '서북면옥'은 가게 안에 써붙인 '大味必淡(대미필담 : 최고의 맛은 담백한 것이다)'이 사실 이집의 모든 것을 설명해줍니다. 1968년 문을 열어 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맛이 변할까봐 이전 또는 신,개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냉면 한그릇 8천원이라는 가격은 여전히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두는 특이하게도 찐만두는 물론이거니와 '냉동 만두'가 포장 가능합니다. 일요일은 쉽니다.

◇ 을지면옥, 필동면옥

을지면옥.
매니아 사이에선 '의정부계'로 통칭되는 곳입니다. 투명한 육수에 살살 고춧가루를 뿌려진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은 한 핏줄입니다. 의정부 평양면옥이 뿌리로 그 집 두 딸이 각각 서울에 따로 을지와 필동이라는 이름으로 냉면집을 냈습니다. 어떤 분은 고춧가루가 뿌려진 냉면의 비주얼을 보고 '이건 결코 냉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향민들이 많이 찾는 전통의 맛으로 유명하고 을지면옥에서는 이북5도청 회의도 많이 열린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을지면옥의 경우 공구상가에 위치해 있고 옛날 사진들을 많이 걸어놓아서 실향민들에게는 제2의 고향같은 곳입니다. 이에 반해 필동면옥은 을지면옥보다는 비교적(?) 세련된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두 집의 특징은 면발이 다른집보다 가늘고 희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두 집 역시 편육이 유명하고 만두는 필동에서만 합니다.

필동면옥.


◇ 을밀대

을밀대.
을밀대는 평양 금수산 모란봉 꼭대기에 있는 정자 이름입니다. 이름에서부터 그냥 이북식 국수를 내는 집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게의 뒷집 등을 추가로 구매해 가게를 늘렸습니다. 이젠 더 이상 새로 건물을 짓기 전에는 규모를 더 늘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차는 가게에서 가까운 한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협소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가장 속이 편합니다. 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살얼음이 동동 뜬 얼음 육수인데요. 급하게 육수를 들이키면 머리가 띵하게 될 정도입니다. '거냉'을 주문하면 살얼음은 걷어냅니다. 수육과 빈대떡도 유명하고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와 메뉴판에는 일본어 병기가 되어 있습니다. 본관 입구에는 오로지 1명만 앉을 수 있는 협소한 자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먹으면 냉면값을 확 깎아줍니다.

◇ 부원면옥

부원면옥.
남대문시장에 숨어있는 이곳은 냉면과 맛깔나게 부친 빈대떡이 절묘한 궁합을 이룹니다. 맵고 시큼한 닭무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다 소주 반병을 잔술로 파는 탓에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혼자 1만원 한장을 들고 찾아 술 한잔과 냉면 한그릇을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선주후면' 풍경은 부원면옥에서는 낯설지 않습니다. 함경도에서 월남한 분들이 중부시장을 개척하고, 평안도에서 월남한 사람들이 사실상 남대문 시장을 만들었다고 하니 부원면옥은 이북출신 남대문 시장상인들의 아지트 같은 곳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우섭님에 따르면 "빈대떡은 바로 그 자리에서 부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부쳐놓을 것을 데워서 내지만, 여느 유명 빈대떡집의 그것에 비해 모자람이 없다"고 합니다.

◇ 유진식당

유진식당.
탑골공원에 위치한 유진식당은 일단 이름에서부터 냉면 전문점이 아니라는 느낌이 물씬 묻어납니다. 실제도 국밥도 파는 그냥 식당입니다. 가게도 상당히 비좁아서 일단 줄을 선다는 각오를 반드시 해야합니다. 가게 입구에서 면을 삶기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눈에 지켜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탑골공원 근처 식당이 그렇듯이 이곳 역시 냉면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평냉부심'중에 "유진식당 안가봤어?"도 꼭 들어갑니다.

◇ 우래옥

우래옥.
평양냉면하면 그냥 '우래옥'이라고 말하는 실향민들이 많습니다. 서북관→명월관→우래옥으로 이어져왔습니다. 우래옥은 한자로 '又來屋'입니다. 우리말로 옮겨보자면 '또 오는 집'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우래옥은 보통 젊은 사람들, 평양냉면 입문자가 들러야하는 곳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기 육수만을 가지고 국물을 내기 때문에 진한 향으로 인해 비교적 낯선 식감이 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평일 낮 우래옥에 가보세요. 나이드신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우래옥이 여름 겨울 할 것없이 균일한 맛을 낸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 평론가도 있습니다. 옛날식 불고기도 유명한데, 어찌됐든 가격이 좀 비쌉니다. 아마 서울시내에서 파는 냉면중 가장 비싸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 봉피양

봉피양.
봉피양은 '본평양(本平壤)'의 이북식 사투리를 그대로 차용한 상호명입니다. 벽제갈비의 서브 브랜드로 냉면을 내놓은 곳이라 갈비가 유명하죠. 양념이 강하지 않은, 생갈비처럼 보이는 돼지갈비를 시켜 몇점을 먹은 뒤 냉면을 시켜서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막걸리계의 아메리카노라고 부르는 '송명섭 막걸리'도 팝니다. 우래옥 출신의 김태원씨가 스카우드되어 봉피양의 냉면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육수에 써 국물이 살짝 달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누군 이걸 감칠맛이라고도 표현했습니다.

◇ 남포면옥

남포면옥.
동치미 국물만으로 육수를 만드는 곳으로 알려져있습니다.(고기 육수를 조금 섞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트레이드 마크는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20여개의 동치미 장독입니다. 장독 하나하나에 김치를 담근 날짜를 적어놓은 푯말이 놓여져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동치미가 익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기 육수가 많이 들어간 냉면집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처음엔 산미가 많이 느껴져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어복쟁반도 유명합니다.


◇ 능라도

능라도.
냉면이 먹고 싶어도 서울까지 오기엔 망설여졌던 판교주민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성장한 곳입니다. 2010년에 '능라'라는 이름을 걸고 냉면을 팔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서울 강남에 분점을 내기도 했습니다. 고명은 고기 한점에 계란 반쪽이 전부일 정도로 면과 국물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곳입니다. 판교주민이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포장해갈 정도라고 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북출신인 아버지가 해주던 냉면 맛을 잊지 못해 직접 가게를 열었다고 합니다.

◇ 평양면옥

평양면옥.
맑고 투명한 육수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맹물처럼 보일 정도로 투명합니다. 이른바 '장충동계'의 대부격입니다. 장충동에 위치한 탓에 평일에는 근처에 있는 CJ푸드빌, 두산 직원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두산 박용만 회장도 자주 가는 곳으로 유명하죠. 실향민들을 대상하는 한 어떤 여론조사에서 이집이 거의 고향맛과 가장 비슷한 곳으로 꼽힌 적도 있습니다. 큼지막한 이북식 만두도 인기 메뉴입니다. 가게안에 메밀 제분기가 설치돼 있어 갓 빻은 메밀로 면을 만들어 다른 집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2000원을 받고 주차를 대신 해줍니다.

◇ 진미 평양냉면

진미평양냉면.
논현동 평양면옥에서 일하던 주방장이 그만두고 따로 차린 곳입니다. 장은정님은 "평양면옥 육수보다 간이 좀 더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해주셨습니다. 조백근님은 면발에 대해 "메밀의 까칠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적어주셨습니다. 강남구 역삼동의 능라도처럼 진미 평양냉면이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탓에 강남쪽 사람들이 냉면을 먹기위해 평양냉면 노포들이 위치한 서울 도심까지 나와야하는 수고를 크게 덜어줬습니다.

◇ 대동관

대동관.
대동관은 장충동 평양면옥 주방장이 따로 나가서 차린 곳입니다. 일산에 본점이 있고 강서구 우장산 자락에 분점을 냈습니다. 대동관은 메뉴판에 '거냉'이 있을 정도로 노포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북출신의 평양냉면맛을 좀 안다는 어르신이 무심코 찾았다가 '엄치척'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강서구청쪽에 위치해있고 가게가 넓어 아직은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곳입니다. 교통이 좀 불편합니다.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인근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 오류동 평양냉면

오류동평양냉면.
1972년 홍제동에서 개업했지만 오류동으로 이전했습니다. 1대 창업주가 한 인터뷰에서 "(아무리해도) 50년 전 이북에서 먹던 그 냉면 맛은 안 난다"고 솔직한 얘기를 털어놔 더욱 화제가 됐던 곳입니다. 이경호님은 "슴슴함은 을지면옥이나 필동면옥에 가깝고, 면발은 을밀대보다 부드럽고 가격은 유진식당급"이라고 평가해 주셨습니다. 가맛비(가격대비 맛 비용)는 끝판왕인 셈이네요. 창업주의 아들이 독립해 광명에 낸 곳이 다음에 소개해드릴 정인면옥입니다.

◇ 정인면옥

정인면옥.
판교의 '능라'처럼 경기도에서 개업한 냉면집이 인기에 힘입어 서울로 입성한 사례입니다. 본점은 경기도 광명에 있지만 최근 서울 여의도 순복음 교회앞에 분점을 내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요즘엔 오전 11시에 가지 않으면 줄을 서야합니다. 여의도에 언론사들이 많은데다 국회도 가깝고 해서 점심 시간대에 가면 유독 기자들과 정치권 인사들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의정부계열과 장충동계열의 냉면집들이 1세대라면 정인면옥은 능라와 함께 2세대 냉면집의 지평을 연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0% 메밀이 들어간 순면도 팝니다. 140여명은 넉넉히 들어가는 넓은 음식점에 비해 주차공간이 협소한 것은 옥의 티 입니다.

◇ 봉밀가

평양냉면을 그냥 '평양메밀물국수'라고 메뉴판에 적어놓았습니다. 북한에서는 냉면을 그냥 국수라고 부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평양냉면이라기보다는 막국수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평도 있습니다. 능라 분점이나 진미 평양냉면처럼 서울 강남에 있어 이쪽에 사는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 무삼면옥

무삼면옥.
한마디로 개성으로 똘똘 뭉친 냉면입니다. MSG, 설탕, 색소를 넣지 않았다고 해서 '무삼(無三)'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가게 전화번호도 없습니다. 공덕동에 있지만 한번 가서는 쉽게 찾기도 어렵습니다. 이쯤되면 '무오면옥'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습니다. 국물은 표고 버섯을 사용했습니다. 100% 메밀면, 50% 메밀면을 구분해서 주문 가능합니다. 분명 늘상 먹던 평양냉면의 맛은 아닙니다. 그래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한쪽에서는 '이게 무슨 냉면이냐'는 혹평이, 다른 한쪽에서는 '건강한 냉면'이라는 응원이 존재합니다.

◇ 동무밥상

동무밥상.
합정역과 가까운 곳입니다. 북한 옥류관 출신의 주방장이 개업한 곳으로 최근 언론에 자주 회자되면서 매니아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6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어 대기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육수는 거의 '무미(無味)'에 가깝습니다. 냉면보다는 만두가 맛있다고 평가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냉면의 모든 것' ④]에서는 함흥냉면으로 이름으로 통칭되는 '농마국수(녹말국수)'에 대해 지극히 주관적인 얘기들을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평소 평양식 국수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었다면 이메일(steelchoi@naver.com)을 보내주시면 가급적 충실한 답을 내놓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